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당나귀와 얼룩말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367회 작성일 2007-05-19 23:14

본문

머리카락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純이 쭉 뻗고 곧은 머리카락 눈 쌓인 언덕 타고 내려가
제사상 향불에 뛰어 들어 사람 기름 모아둔 머리 태우고
사그라져 삶아 놓은 돼지비계 속으로 이내 사라져 버릴
고약한 냄새 숨긴다.

粹이 고불고불한 머리카락 화장실 변기에 빠져
뱀처럼 숲 속에 몸 숨기고 숲이 불에 타 재로 남을 때까지
숲 속 헤매 하늘 구멍에서 개구리 나오기 만 기다린다.
흰 구름 떠있는 하늘에서 개구리 아닌 올챙이 물에 첨벙첨벙
떨어지는 소리 내며 숲 속에 떨어진다.

숲이 고인 물로 불어나 머리카락 물 내려가는 소리 타고
어두운 구멍으로 보이지 않게 사라져 버린다.
입에서 흘러나온 침과 물이 고여 굳어버린 귀지 파다 흘린 피 섞여
공동의 하수구로 스며들어 제사 끝 꺼진 향에 되살아난
純이 머리카락 粹이 머리카락과 묶으려 하지만
粹이 고불고불한 머리털 억셈에 곧은 純이 머리카락 부러져
향기로운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純粹를 낳았다.

純粹는 무럭무럭 튼튼하게 자라나 禁門橋 다리 사이에
아프리카 정글 만들어 얼룩말과 당나귀 뛰어 놀게 만들었다.
앞머리에 긴 털이 없는 당나귀에게 純이 다리털 둥둥 떠다니는
술잔에 좁쌀 술 주면 밤마다 당나귀는 술 달라고 소리 지르고
禁門橋 다리 밟고 차고 야단이다.
純粹는 당나귀 새낀가 보다.

갈기 곧게 세우고 얼룩말이 달려와 굵지도 않은 팔에 매달린다.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 난 얼룩말 엉덩이에 얼룩빼기 황소가
팔에서 떨어져 나와 오줌 누고 도망친다. 오줌 냄새가 지리다.
얼룩무늬 얼룩말 사나운 성질에 도망친 얼룩빼기 황소
禁門橋 다리에  돌아와 당나귀 닮은 기침 한 번에 물마시고 두 번 하고
낸 울음소리에 놀란 당나귀는 禁門橋 다리 사이에 빠져 나오지 못한다.

머리카락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머리카락, 날개 달린 겨드랑이 털로 당나귀 등에 붙어 날개 되어
날아간 純粹는 얼룩말 어미인가 보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때론 수학공식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풀어놓은 언어들의 귀착지가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는 것 또한 매력입니다.
집중하지 못하면 놓치고 말 미로를 걷는 신선함... 오늘도 뵙고 갑니다.
일요일 낮의 한가함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49건 476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449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5 2020-08-07 1
2448 서봉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2006-02-09 3
2447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2007-02-08 4
2446 김화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2008-04-16 4
2445
타래난초 댓글+ 5
강현태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337 2005-07-11 2
2444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05-08-03 1
2443 박원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05-08-22 14
2442
종이인형 댓글+ 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07-06-05 0
2441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07-11-17 6
244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08-12-03 3
2439 박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11-08-24 0
2438 김남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12-03-06 0
2437
고독 속의 외침 댓글+ 3
no_profile 윤복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8 2005-04-30 4
2436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8 2007-05-01 0
2435
틈새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8 2008-01-01 7
2434
여행 댓글+ 4
김남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8 2011-08-21 0
2433 현항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8 2012-02-10 0
2432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8 2012-03-08 0
243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8 2014-05-03 0
2430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8 2020-09-25 1
2429
살아가는 길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9 2013-12-24 0
242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9 2014-03-07 0
2427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9 2015-07-01 0
2426 no_profile 이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9 2020-03-30 1
2425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9 2021-04-08 1
2424
숲속의 연가 댓글+ 4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0 2005-06-15 3
2423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0 2006-05-04 7
2422 김남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0 2011-02-28 0
2421
봄, 봄, 봄 댓글+ 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0 2013-06-11 0
2420
꽁치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0 2014-11-03 0
2419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0 2020-02-28 0
2418
시인(詩人) 댓글+ 4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 2005-05-11 4
2417 웹관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341 2005-07-07 4
2416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 2005-07-27 11
2415
닥생이 김삼식 댓글+ 9
오한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 2006-05-01 3
2414
새벽 길 댓글+ 4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 2006-05-24 0
2413 서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 2009-05-21 4
2412
지천명 외 2편 댓글+ 2
김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 2011-04-10 0
2411 박효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 2011-07-12 0
2410 김철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 2011-07-13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