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 심는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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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면
산에 올라
하늘이 내려와 가꾸어놓은 풀잎을 지고 오다가,
풀잎 속 하늘도 안아지고 오다가,
제 마을 어느 곳 펼 자리 없어
별과 이슬 쏟아 부은 언덕에
펴서놓지.
언덕에서 빈자리만 지고 돌아오다가
벌판에 익은 노을 지고오다가
가난한 아내
어느 구석 심어두고
피울 곳 없어
마을 앞 키 큰 도토리나무에 걸어놓았지.
끝내 빈자리로 돌아와서는
빈 마음으로 앉아
마른 논처럼 갈라진
제 정신의 바닥에 불을 켜놓고
밤새도록
흙 묻은 씨알을 고르는 농부
어두운 바닥물에 뼈다귀채 드러나 비치는
가난의 뿌리를 별밭에 떠다
밤하늘 복판에 걸어놓고는
아침마다 그걸 물고 흩어지는
숲 속의 새소리 듣고 살지요.
댓글목록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어두운 바닥물에 뼈다귀채 드러나 비치는
가난의 뿌리를 별밭에 떠다
밤하늘 복판에 걸어놓고는
아침마다 그걸 물고 흩어지는
숲 속의 새소리 듣고 살지요
행복이 숨쉬는 소리가 들립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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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수입 비준안 때문에 농심이 많이 아파 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슴 애듯하게 들려 옵니다.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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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앞으로 농촌으로 들어가 살려고 합니다(준비중)
밤새도록 흙묻은 씨알을 고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시상을 가다듬어야 겠지요.
참으로 멋진 농부의 일과를 그리셨네요. 훌륭하십니다.
건강 하세요...
정해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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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부의 마음이,
천진의 농심이,
회색도시 속 욕심들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나처럼 속이 시꺼먼 사람들을 말이지요.
건필하소서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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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맑은 시심이 가슴을 적시는군요...
/가난한 아내/어느 구석 심어두고/피울 곳 없어/
마을 앞 키 큰 도토리나무에 걸어놓았지.
김태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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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석 시인님은 참으로 소박하고 천진스러운 분이신 것 같군요.
시어가 동심의 별빛처럼 반짝이는군요. ^^
'어두운 바닥물에 뼈다귀채 드러나 비치는
가난의 뿌리를 별밭에 떠다
밤하늘 복판에 걸어놓고는
아침마다 그걸 물고 흩어지는
숲 속의 새소리 듣고 살지요.'
백원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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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묻은 씨알을 고르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수지계산이 맞지않는 안타까운 농심, 도시에서 배추 한 포기값이 2,500원이면 산지에선 200원이라니... 문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