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로

                  조 현 동

 한 곳에 정착하여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끔씩 가는 여행은
 인생의 소중한
 활력소가 되겠지만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자와
 정착할 수 없는 자들의

 하루하루는

 끝도 없는 방랑과
 방황의 긴 여로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한없이 서럽고
 서글픈 나그네 인생
 무숙자의 삶을 살아 간다

 길고 긴 여로의 끝에서
 저 고단한 나그네는
 무엇을 얻게 될까

 꽃밭을
 날고 있는 나비처럼
 보헤미아의 집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