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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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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덕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864회 작성일 2006-05-22 08:56

본문

- 제.비.꽃.누.이. -



누이야
다섯평 공간 열심히 살아왔지만
잘 살지는 못하는 키작은 누이야

젖먹이 떼어놓고 사랑마저 제쳐놓고
제 풀에 지쳐가도 놓을 수 없던 건
어차피 태어난 죄 살아야 하는 죄

뉘라 빈 곳이 아름답고 가련함을 내세우랴마는
숨길 곳은 다섯평 남짓 공간
비어있기도 하고 가련하기도 한
그곳을 채우는 것이라곤 치열한
오로지 치열하기만 한 삶의 공식

누이야 절망않는 내 고은 누이야
넘어지는 세월에도
소매속 감추어둔 맑음만은 버리지 말아라

언젠가 여섯평으로 가는 날에는
덤 한평을 맑음으로 채우고
일곱평엔 덤 두평 맑음으로 채우면
아픔과 맑음은 언젠가 동등하다가
세월이 넘어질수록 커다래진 맑음안에 머물 수 있겠지
내 슬픈 누이야

한 걸음 더 길을 나서자
다섯평안에 머물면서 눈을 부비고
밖을 나서 머물면 허리를 두드려도
까짓거 감정찌꺼기 분리배출 해버리고

돌아오는 길
또 하나의 맑음을 소매에 감추우고
어차피 죄라해도 모든게 죄라해도
감당의 시간이 하루 더 줄었음만 인식하자

'웃자'고 건네려니
'아직은 울지말자고' 건넬 말이 앞질러간다
기다림을 안은 제비꽃 누이야
내게 큰 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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