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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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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영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808회 작성일 2006-10-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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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어둠을 밀어내는 새벽은 식은땀으로 지새웠던 가슴에 날장구를 두들기며 아찔한 오늘 길을 열어둔다. 얻어맞은 것처럼 삐걱거리는 앙상하게 드러난  어깻죽지가 고달픈 하루를 짊어진다. 새벽바람이 등을 밀고 오늘을 지고 가려는 하루가 버겁기만 한데, 채 마르지도 못한 콘크리트벽 사이로 스미는 햇살만이 푸른 하늘을 어루만질 뿐 목구멍으로 비산 먼지만 넘나드는 여기는 언제나 나에 무덤이다. 한발 한발 꾹꾹 찍어내던 흔적들이 뒹구는 무덤주변, 쇠붙이가 거칠게 부딪히며 철렁거리던 차가운 외마디소리가 비산먼지를 흔들고 달려간 자리에는 톱날에 할퀸 힘들었던 손가락 살점 하나가 붉은 피를 토하며 쓰러져있다. 등줄기로 소름이 끼친다.  귓불로 아프게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는 희망, 혹은 절망 속으로 작은 무덤 하나가 오늘도 덩그러니 만들어졌다. 가끔 마른 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곤 했던 순간들은 허물어지던 낭떠러지 아니면 휙 하고 돌아선 인생에 벼랑 끝인지 모른다.  어느새 금간 등골을 파고들던 태양이 이를 악문 얼굴로 노을이 되어 붉게 타고 있다. 오늘의 마지막 작업인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시작되고 갈라진 손바닥으로 침을 발라가며 신발끈을 동여맨다. 허리가 휘도록 힘에 부쳤던 오늘 끝자락에 서서 무뎌진 손톱을 세우며 처진 머리카락을 가다듬는다. 망할 놈에 무릎이 후들거린다.

권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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