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못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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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2,399회 작성일 2006-08-31 16:36본문
김현길
창가에 앉아
먼 하늘 바라보며
오늘 나는 누구에겐가 편지를 쓴다
해마다 적어놓고는
보내지 못한 편지를 꺼내어
묵은 먼지를 툭 툭 털어 내고 서
다시 읽어보아 유치한 부분은 고쳐가며
수신 처도 분명치 않은 편지를 쓴다
작년에는 아마 바람이 몹시 부는 밤이였지
왠지 그 바람소리에 외로운 생각이 불현듯 났고
그 때도 누구에게 보내야겠다는 확고한 생각도 없이
그저 서둘러 편지를 썼었지
올해에는 이 편지를
어떤일이 있어도 꼭 보내고 말아야지
뒤 뜰 감나무 잎이 다 떨어지고
반가운 겨울 철새들이 내 사는 집 위로
무리 지어 날아 올 때 쯤
예쁜 봉투에 넣어 설레는 마음으로
우체국 문을 들어설 것이다
설령 이 편지가 주소 불명이 되어
다시 내 집 대문 앞에 낙엽처럼 떨어져
놀러온 이웃집 아이가 주워서
"아저씨 편지가 왔네요" 할지라도...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밤에 그리운 그대에게
편지를 보내는것도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
김상우님의 댓글
김상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현길 詩人님의 그 마음 속엔
벌써 가을 그늘이 깊었습니다.
일상에 청량한 설레임 그득하시길!
박영춘님의 댓글
박영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고운 글 뵙고 갑니다
언제나 보내지 못하는 편지는
가슴에 하나 둘 하나 가득히 쌓였습니다
이 가을에는 꼭 부치시어,
가슴에 담은 이야기 다 털어 버리는 계절이 되시길요
편히 쉬어갑니다 고운 시간으로 가득하소서,,,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그래서 삶이 아름다운가 봅니다
이 가을엔 많이 쓰시고 여기에서 종종 뵙기를 바랍니다
김희숙님의 댓글
김희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소불명 편지가 이렇게 멋진 시가 되어서 나오니
부치지 않은 편지라도 얼마나 좋은지요...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윤복림님의 댓글
윤복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인님의 아름다운 마음이 돋보이는 군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언제나 고은글에
마음 담고 갑니다
좋은날되세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가슴으로 쓴 편지 ...그것이 언제 도착하련지는 모르겠지만 ...한장 두장 기록한 사연들 이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또 쌓이고 쌓여 가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