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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대한 새로운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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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191회 작성일 2012-02-29 10:43

본문

봄에 대한 새로운 정의
 
                                                김혜련
 
누군가 봄은 땅 밑에서 온다고 했다
얼었던 땅이 녹으며
스펀지 같은 흙 속에서
푸른 싹이 얼굴을 내밀면
봄은 느릿느릿 기어온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실 거짓말이거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상투적 궤변일 뿐이다
봄은 땅 밑에서 기어오는 것이 아니라
뿌연 날개 파닥이며 하늘에서 날아오는 것이다
눈앞을 분간할 수 없는 뿌연 날개가
온 세상을 지배할 때
사람들은 겨우내 입었던 외투를 벗고
앞다투어 약국에 들러
황사마스크를 산다
그것이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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