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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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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해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804회 작성일 2006-08-08 12:22

본문

현충사에서


쉴 줄 모르고 내리던 장맛비마저
꼬리를 감추니 불현듯 달려드는 더위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유유자적하며 맑음을 즐길 때
쉬땅나무 한켠 매미의 빈집을 만났다
지루한 빗방울과 바람의 심술에도
매미는 그 속에서 생을 키워가고 있었구나
꿈을 이루려고 과감히 껍질을 벗고
너는 날아가고 다시는 찾지 않을 집을 남겼구나
틀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자유를 누리는 동안은 혼신의 힘을 쏟을 것
버린 집을 그리워하지 않을 테니
타오르는 열정으로 자유를 노래하다
어느 날 홀연히 집을 버리고 떠난 것과 같이
미련 없이 생을 놓으리
현충사 본관 오르는 계단 왼쪽으로
배롱나무꽃 흐드러져 일렁일 때 기다렸다는 듯
매미가 운다
바람이 등을 민 것도 아니고
매미가 나를 부른 것도 아닌데
마치 내 영혼이 거기 있는 것처럼
배롱나무 아래로 이끌리듯 걷는 걸음
머무르다 떠나야 할 시기를 알아서 떠나는 것은
궁극에 이르름이니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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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현충사의 기행 잘보았습니다

저도 가보고 싶습니다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땅거미지는 현충사에 영혼의 꿈들에게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충일 부웅-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묵념을 하고 생각하는 우리가 처한 위치!
삶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무르다 떠나야 할 시기를 알아서 떠나는 것은
궁극에 이르름이니"....
어쩐 일 인지..말 연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윤 시인님의 글 오랫만에 뵈옵는......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충혼의 넋을 달래드립니다.......
매미의 허물같은 집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상기하게 하지요...
자연을 통한 이것이 우리와 관련이 있음을 생각하다 갑니다..

김일수님의 댓글

김일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끌리는 걸음 으로 하나하나 되집어 가는
시인님의 마음이 들여다 보입니다.
비가 그치고 일주일을 살기위해 그 긴시간을 잠재 해야 했던
매미 울어 주는걸 보니 현충사에 가신 시인님을 반겨 주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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