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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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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경용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댓글 1건 조회 859회 작성일 2006-12-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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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 부

                        글 / 봉천  최경용


                  긴 - 밤
                  푸념으로 뒤쳐기더니
                  벼갯닢 터져 혼이 샛습니다

                  아침 햇살이
                  홀벗은 은행목을 샅샅히 살피는데
                  나무밑에 쭈구려 소피보는 과부
                  피둥 피둥한 젖무덤이
                  조여진 흰적삼을 삐져
                  뽀얗게 햇살이 매만져도
                  부끄럼이 없습니다

                  알 알이 영근 은행알
                  무성하던 잎
                  마주하던 夫木
                  모두 이미 비워버린 빈 자리를
                  자꾸 자꾸 반들 반들 걸레질만 합니다

                  덩그러니 바람위에 올려놓은 몸뚱아리를
                  가슴으로 잡고
                  뜨거운 숨을 헐떡이고 있습니다

                  소낙비 한차례 부어주면
                  달궈진 신열을 감추겠는데
                  겨울날 진눈개비에 짜증만 불어나
                  온동네 입담살려 넉살떨고

                  오늘밤은 퍼질러 잠만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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