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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의 박넝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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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雁路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202회 작성일 2005-07-20 09:52

본문

나는 내 이웃의 도시가 보이는 언덕에 초막을 지어놓고 망을 보고 있었다.
흙먼지에 불이 붙을 듯한 이 도시의 폭염은 숫제 무슨 형벌이다,몰래
다니던 바람도 숨어버렸다.


씨바가지를 덮어쓴 박이 싹을 틔우고 올라와 넝쿨이 된 그늘 아래서,나는
나와는 다른 꿈에 젖어있는 이 도시가 머지않아 타버릴거라는 믿음을
단단이 갖고 있었다,삼베옷을 입고 금식을 하기란 글렀으니까.


혼자 콧노래를 부르던 내 예상은 하루아침에 빗나갔다.사흘낮 사흘밤
절어있던 물고기 비린내가 채 날라가기도 전에 도시는 삼베옷을 입었고
물 한 모금 입에 대는 일이 없었다.갑자기 내 그늘은 시들고
따가운 광채는 내 시력을 가져가고 말았다.


그 이후로,나는 더이상 망을 볼 수가 없었다.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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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雁路님의 댓글

雁路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이 갈수록 팽배해 가는 심각한 수준의 이기주의를 [요나]에서 짚어보고
...(늦게나마) 큰 뉘우침이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있다고 생각됩니다.
비단 신앙뿐이 아니더라도,나 아니면 안된다는 우월감에서 벗어나야하지 않을까...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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