魯 會 燦

                            강 영 준

누워서 창 너머로 보이는

열 하룻날 덜 찬 달을 봅니다

그냥으로는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다시 일어나 앉아있습니다

몇 밤만 더 지나고 나면

저 달이 꽉 찰 텐데

왜 좀 더 못 기다리시고

회會의석상에서

찬燦란히 돋보이시던

촌철살인의 본을 접으셨나요

몇 억 몇 천억이 대수냐는 판에

기껏 푼돈 몇 천만 원이

님의 몫으로는 너무 컷었나봐요

그거 받아 치장하고 산 것도 아니고

동내 골목 고무신으로 누비시더니

부모 몰래 용돈 속여 책사 본격인데

누가 나무라기도 전에 그리 서둘러 가셨나요

말씀이나 해보시고

하시던 대로 하셨으면

그럴 법도 했으리라

없는 집에 입은 많고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아빠 몰래 용돈 덤 주시던 엄마 맘으로

그 누란의 난간을 지켜주는 정의 편에

누구인들 적선을 아꼈으리요

오호 통재라

남아있는 자들의 마음이 그러하니

이왕에 가시는 길 평안히 가시기 바랍니다.

2018년 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