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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 같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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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노귀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826회 작성일 2020-12-17 21:34

본문

                                         묵은지 같은 친구


                                                                                                            노 귀 곤

나는 너를 세간世間에서 흔히 보는

주머니 속 사탕만큼이나 손쉽고

언제나 내 편일 거라는 것이 착각임을 알아채지 못하는

그런 정도의 친구라 생각지 않는다

 

네 마음 흡족하게 정성 다하지 못한다 해도

보챔 없이 한 걸음 물러나 기다려 주는

느슨한듯한 그 여유가 편해서

그래서 돌아서고 싶을 땐 부담 없이 웃으며 보낼 수 있는 너니까

 

세상 보는 눈과 살아가는 모습이 나와 달라도

그래야 갈 길 찾지 못하고 헤맬 때

내가 기대하고 있을 달콤한 말보단

서슴없이 비판하며 참으로 바른길 일러줄 너니까

 

나와 네 가진 경제력이

생업의 터전과 명성이

서로 다 달라도

없는 듯 드러나지 않게 눈높이 맞춰 배려하는

그래서 비굴하지 않은 동행 되게 해주는 너니까

 

오랜 세월 살아온 흔적 감출 것 없이 다 아는

구차하게 많은 말 필요 없이

스쳐 가는 표정 하나만으로도 서로 마음 알아채는

굳이 간 볼 필요 없는 묵은지 같은 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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