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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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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806회 작성일 2019-09-16 06:25

본문

뒷모습을 바라보다



                              조소영

1
머리카락이 풀썩되고 옷깃은 겨울 풀같이 힘이 없다
지친 듯 축 처진 어깨에 매달려 있던
묵힌 삶, 가슴까지 닿아 보풀로 일어선다

숱한 날 길을 잃고
가시덤불 속에서 가시를 만지며 살고
벼랑 끝에서 만난 반딧불이 그 빛 따라 살아온 날들
살면서 꽃 피는 날만 있지 않고
겨울이 없지 않았지만 결코 흔들리지 않으려 했다
모든 꽃이 시들고 겨울이 지나야
봄을 맞이하는 것처럼

박힌 가시 아리게 뽑아 
고통의 혼이 꽃불 피는 밤,
영혼을 깨워 옛 고향집 정지에서 저녁밥을 짓고
부뚜막의 따뜻함을 타고
내 몸 혈관 구석구석 빛을 발하는 시는
물고기가 되어 헤집고 다닌다

 2                     
내 엄마의 엄마가 그랬듯이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어 먹을 양식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장아찌, 효소, 식초
잘 변치 않는 음식들을 곁에 두고
다소 서툴더라도
다소 느리더라도
다소 거칠더라도
다소 투박하더라도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사람 냄새나는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익어 가고 싶어라

환희로 넘치는 그날
영혼의 고향에 문 열고 들어서면 꽃이 반기고
장대 하늘 높이 드리운 빨랫줄엔
식구의 노고가 뽀얗게 햇살 받아 펄럭이는
사랑이 숨 쉬는 엄마의 정갈한 장독대
목련꽃 그리움이 하나둘 떨어지는 건너방 뒤란에서
기쁨의 눈물 흘리고 싶어라

바라건대, 가지는 흔들릴지라도
상처는 뿌리를 뻗어 침묵 속 꽃 피우려니
사막에게 가슴을 내어준 모래처럼 바람처럼 꽃처럼
부서짐이 때로 얼마나 작은가
사막에서 걷는 뒷걸음질 또한
고독한 낙타에게는 위로가 되려니

깊숙이 옷걸이에 걸려있는 반백을 넘긴 생,
세상을 향해 곱진 뒷모습을 일으키며
옷장 밖으로 나온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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