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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빈집엔 누가 살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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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759회 작성일 2017-12-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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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빈집엔 누가 살까


                          조소영

거미의 하루가 거미줄을 친다
아침에 산책을 하다 보고
점심에 꽃을 보다 보고
저녁에 노을을 배웅하다 본다

둔한 걸음은 온종일 쉬지 않고 
거미의 수고로움이 엉킨 듯
질서 있게 걸려 있다
마치, 바닷가 마을 어망 속 
낚아 올린 풍경처럼 

영롱히 단장한 집은 완성되고
드디어 거미의 들어간 안식 
순간, 눈 깜짝할 사이
거미는 물까치의 사냥감이 되고
빈집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야생에서 생존을 배우라는 듯
강한 마음을 차려입으라는 것처럼
거미줄이 내 영혼을 마구 흔들었다
간 자는 허무를 모르고 살아있는 
자의 몫임을 새삼 느낄 때

거미의 노고가 헛되이 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즈음, 간 자의 땀방울이 
채 마르기도 전 
도라지꽃 기댄 거미줄엔
종일 일한 서쪽하늘, 노을이 기울어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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