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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된 사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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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소진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937회 작성일 2021-08-22 10:20

본문

박군!

박군!

 

창문 밖

사내가 내지르는 또 한 사내가

건물 벽을 타고

오랜 기억인 듯 거슬러 간다

 

골목 안

잊혀진 추억인 듯

둥글게 말아 올려진 시간과

잠시

안개가 멈췄다가 흐른다

 

박군!

박군!

 

다시 사내는 주문을 불러본다

 

- , 사내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내 시상들은

창문 너머 사내에게로

흘러간다

 

안개비와

푸르고 음습한 골목길의 기운과

박구-----!

하고 토해내던 혀끝의 여운이

사내의 우산 속에

덤덤히 침묵하고 있다

 

사내의 혈관 속으로

치밀한 근육 속으로

시가 사내를 데울 것이다

박군------!

하는 울림이 되어

사내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박군---하는 순간

박군의 모든 것이 된

사내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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