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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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377회 작성일 2008-07-06 02:42본문
추월
이 월란
한참토록 꽁무니를 바짝 따라 붙어 묵시의 협박을 날려도
꿈쩍도 않고 최저속도를 유지하며 벌벌 기어가고 있다
혈압이 오르자 깜빡이도 없이 추월을 해버렸다
오른쪽 차선으로 멀어지는 거북이차의 앞 좌석으로 눈을 흘겨주는데
호호 백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은발인형처럼 나란히 앉아 계시다
이번에도
번번이 악에 받쳐 추월을 하고 나서 뒤돌아보면
천추설같은 머리카락을 뽀얗게 쓰고 앉아 운전을 하는 노인네들
못됬게 추월을 한 것도, 눈을 흘긴 것도 모조리 죄스러워
더 빨리 달아나버린다
페달에 걸친 세월에도 바퀴가 달리고
핸들에 감긴 세월에도 날개가 달려
허연 머리카락을 덧머리처럼 쓰고 앉은 내가 백미러 속에서
무서운 집중력으로 나를 쫓아 오고 있다
2008-07-05
추천4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리카락을 덧머리처럼 쓰고 앉은 내가 백미러 속에서 >
<무서운 집중력으로 나를 쫓아 오고 있다>...네.. 뵙습니다
지인수님의 댓글
지인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월 당한 백발의 노인네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가고 있었을까.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인님의 생각
보고 갑니다.
현항석님의 댓글
현항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였을 광경이군요.
같은 경험이지만 이월란 시인님의 붓으로 태어나니 새롭습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감상 했습니다
건안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