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조 현 동

이토록 치명적인 공간 속에

그토록 치명적인 시간들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이 멎어버릴 것만 같은

종언적인 절명시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이렇든저렇든 간에 아무튼

이다지도 치명적이게

다가서는 봄날의 석별이여

그토록 아름답게

선언적으로 다가와서

이토록 당당하게 또박또박 선고하고 있다

봄날은 간다

내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그리도 차분하게

차츰차츰 멀어져 가고 있다

봄날은 간다

이다지도 치명적이게 나를 적시하면서

또각또각 봄날은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