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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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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397회 작성일 2012-02-21 15:21

본문

글을 쓴다는 것
 
                                      김혜련
 
글을 쓴다는 것이
청소를 한다는 것과
진정한 동의어임을
오늘 밤 비로소 깨닫는다.
 
허접 쓰레기 같은 살림살이와
만만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 먼지와
각질과 유사한 속성을 지닌 묵은 때가
무질서하게 널려 있는 집안을
밤새 홀로 청소하며
글 쓰는 것과 똑같다고 무릎을 친다.
 
구더기 슬은 푸세식 화장실처럼 부글거리는 갈등과
가슴을 끊어내는 검붉은 고뇌와
목젖을 붓게 하는 온갖 슬픔들이
무질서하게 널브러져 있는 내 마음의 집안을
밤새 홀로 쓸고 닦고 정리하니
그것이 바로 청소를 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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