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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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로제
김혜련
키보드 위에
나와 동거 생활을 하는
열 명의 남자들을 풀어 놓는다
양쪽 가장자리에 간신히 서 있는 두 남자
오랜 동거 생활로 발목 관절 이상 신호를 보내는데
불혹을 넘긴 지금도 내 마음에
도려내야 할 부분이
이렇게도 넘치고 넘치는구나.
살아생전 아버지께서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할
좋은 남자 만나 시집가라고
그토록 당부하셨건만
모질게도 가난한 아버지의 처마가 싫어
열아홉에 반항하듯 가출을 시도하여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다보니
결국 열 명의 남자와 동거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 중 한 남자라도 도망치면
내 음운의 한 귀퉁이가 삭아버리는
실패한 인생이 될까 봐
발을 동동 구르며
키보드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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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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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열명 중에 하나라도 놓지면 일을 못하게 됩니다
학교의 일 뿐만 아니라 대부분 컴의 작업으로 연계가 되지요
컴의 키보드를 통한 막중한 업무의 비유를 코믹하게 감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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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시인님, 반갑습니다. 열 명 중 한 개라도 떨어져 나갈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한 두 개 떨어져 나가도 사는 데는 지장 없을 텐데 성격 탓인지 한 개라도
떨어져 나가면 실패한 삶이 될까 봐 불안합니다.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