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性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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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해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댓글 6건 조회 1,368회 작성일 2005-09-26 09:52본문
母性의 계절
최해춘
어머니, 가을이 왔습니다.
생명들은 저마다
모성(母性)의 몸짓으로 가을걷이를 하고 있어요.
열매를 익히며
씨앗들을 갈무리하나 봐요.
어머니, 가을꽃이 피고 있어요.
가을꽃에는 어머니의 향기가 짙게 배어있어요.
짝을 지은 나비가 꽃잎에 안겨
가을의 젖꼭지를 빨고 있어요.
어머니, 푸르던 나뭇잎 몸 단장하며
바람을 타고 있네요.
곱게 물든 단풍잎 뚝뚝 지는 날
앙상한 가지 아래 홀로 남겨질까 두려워져요.
사랑을 알아버린 풀벌레들은
풀 섶에서 마지막 사랑에 취해 가는데
자꾸만 비워지는 마음 빈터에
바람은 벌써 노을 지는 서녘으로 걸어가고 있어요.
어머니, 가을의 성찬(盛饌)을 즐기는 모두를
포근한 손길로 토닥여주세요.
떨어지는 단풍잎도
어머니 자장가에 잠들 수 있게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도 불러주세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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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의 가을을 노래한 달콤한 목소리가 은은하게 퍼져옵니다.
최해춘 시인님 반갑습니다.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의 모든 아름다운 축복은
아마도 어머니가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색깔을 닮았나 봅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가을은 풍성한 모성의 계절, 자식도 나이든 탓인가 자꾸만 비워지는 빈 마음... 웬지 눈시울이 붉어지는 서글픔. 가슴 찡한詩, 잘 읽었습니다.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의 풍성함과
가을걷이 후의 쓸쓸함이 잘 그러져 있군요.
가을은 두 얼굴의 여인이지요. ^.~*
최해춘님의 댓글
최해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찾아주신 작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풍성한 가을이 되십시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풍요의 계절..어머님의 풍요로움...이 저녁나절...노을 처럼 깊은 글 뵙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