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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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양남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0건 조회 1,661회 작성일 2005-09-20 08:18본문
-忍冬 양남하
살아간다는 것은
담쟁이 넝쿨이 벽에 착 달라붙어
허공을 저어대며 정신없이 기어오르듯이
내 몸뚱아리 하자는 대로 헤매는 것.
봄에는 여름만 되면
여름엔 가을만 오면
모든 것이 안정되고
더 이상의 방황은 없을 줄 알았었는데…….
불혹(不惑)의 나이 40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아브라함 링컨은 말씀하셨다지만,
나에겐 부록(附錄)이었던 그 나이.
귀뚜라미 등 타고 온 가을 앞에 서서
이순에 다다라서야 겨우 얼굴책임을 생각하니,
태양 앞에서 허상인 안개가 수줍게 안기듯
허전한 나그네 얼굴 붉힐 수밖엔…….
2005. 9. 10. 나가사기성지순례 마치면서.忍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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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형록님의 댓글
오형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네 가을앞에서면 언제나 설레이는마음...좋은글로 하루를 엽니다...
정해영님의 댓글
정해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이란 거울에 비추어 본 얼굴,
얼굴이 세월을 살아 온 책임이라는
시심이 아름답습니다.
저도 내일 산에 오르면서
가을이란 거울에 나자신을 한번 비추어 보아야겠습니다만
벌써부터 겁이 납니다.
윤복림님의 댓글
윤복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남하 선생님!! 성지순례 다녀오셨군요.
선생님의 깊은 시심에 새삼 다시 인생을 정말 보람있게 살아야 되겠다는
굳은 마음이 생기네요.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세요.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남하 선생님, 좋은 말씀이십니다.
저희들에게 나이에 걸맞는 얼굴을 가꾸라는 말씀이시지요? ^^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 선생님?
말이야 듣기 좋으라고 나이가 먹을 수록
세월 밴 중후함이 멋있다고 하지만
거울 앞에서는 세월의 손쌀 같음에
조금씩 무너져만 가는 존재 의식
세월에 장사 없지 싶습니다.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우리 모습과 가을도 꼭 같은 심정일까요?
이선형님의 댓글
이선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아직도 부록입니다.
언제나 저의 모습을 찾을런지요
시세계나 자아를 아직도 찾아가는 저이고 보면...
한가위에 복된 열매를 수확하셨는지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양 시인님!..추석을 잘 보내셨는지요?..하루를 양시인님의 글로 시작 합니다...건필 하소서...
김유택님의 댓글
김유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남하 시인님 늦게 인사드려 죄송합니다
시인님의 가을앞에 서서를 감상하며 부끄럽지 않은 속내를 간직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양남하님의 댓글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몇 십년동안 반복된 우울, 웃음, 걱정, 그리고 삶에 대한 태도는 그 사람의 얼굴에 새겨질 수밖에 없겠지요. 따라서 우리는 매일 매일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정직한 이력서인 그 얼굴을 매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이권과 권력 등에 집착한 짐승에 가까운 삶을 살다보니 자연발생적인 독기어린 얼굴도 현재 삶을 반성하면서 성령으로 거듭 나더니 차차 밝아지더니 어떤 성형수술로도 불가능한 훤한 얼굴로 변한 것을 볼 수 있었음입니다.
그래서 아브라함 링컨은 ‘불혹(不惑)의 나이 40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말씀하셨나 봅니다. 희망이 곧 삶의 꽃입니다.
격려에 동참해주신 여러 문우님들 고맙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