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니아

                                      김혜련

여름이 뜨거운 알맹이를

톡톡 터뜨리는 한낮에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아직 소녀인 당신을 만났습니다

바람이 폭염을 한 입 베어 물고

달리다 호흡 곤란을 호소합니다

등줄기로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해

주저앉고 싶은데

당신은 그 여리여리한 몸으로

방글방글 웃으며 노란 목젖을 공개합니다

폭염도 녹여 버리는 치명적 매력에 빠져

나도 그만 목젖을 다 드러내놓고

오랜만에 한바탕 시원하게 웃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