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에 내리는 실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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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에 내리는 실빗소리
시/김 태 일(金 泰 一)
뜰 앞 포도나무잎 위에
번득이는 삶의 애수와 번뇌를 벗어 놓고
아지랑이 같은 아련한 꿈과 낭만을 실어
실빗소리가 아른아른 속삭입니다.
따스한 봄 햇살 아래
올챙이들이 알에서 깨어날 즈음
개구쟁이들에게 하늘에 뜬 구름을 담아주던
어느 호젓한 오솔길 연못이
거미줄 가까이 날개짓하는 호랑나비에게
속살거리던 소리가 그랬지요.
청소년 시절
조심조심 다가간 해수욕장에서 훔쳐 본
미끈하게 펼쳐진 모래사장이
백마처럼 밀어닥친 파도가 금세 밀려나갈 때
바다를 향해 야드르르 애원하던 소리도
바로 이 소리였습니다.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
시커먼 아스팔트 위를
종횡무진 무단 횡단하며 나뒹글던
그 가을의 낙엽 구르는 소리가 그랬지요.
그 언제인가
함박눈이 소복소복 쌓여
내 영혼이 한라산 흰구름 따라 흐를
마지막 겨울 저녁에도,
어머님이 옛날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시던
내 까까머리 쓰다듬는 소리 같은
이 실빗소리가
아주 먼 나라에 대한 동경처럼
아릿아릿 부활하겠지요.
포도나무잎에 실비가 내립니다.
세상이라는 둥지를 빌어 알을 낳아 기르는
내 가난한 뻐꾸기 둥지에도
잘름잘름 실빗소리 소근댑니다.
댓글목록
김영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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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김시인님의 글에서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비가 많이 오는 밤 입니다 ~~~
오영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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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도 비가 많이 오고 있읍니다.....제주에도??.....깊은밤..김태일 시인님 의 글로 더욱 고요 합니다.....건필 하시길...
이선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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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에 품은 고향그리움이 달콤하듯 애잔함으로 보입니다.
배경음악과 너무 어룰리는 시에 꿈꾸듯 머물다갑니다.
행복하십시요
김태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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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시인님, 오영근 시인님, 이선형 시인님!!!
우리 인간은
마치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기르듯이
잠시 이 세상에 와서
이 하늘과 이 땅을 빌어
배우자를 만나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실빗소리 같이 이러저런 사연을 남기다가
하늘이 부르면
저 하늘 구름이 되어 훨훨 날아가지요.
아무튼 관심, 감사합니다. ^.~**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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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글... 인생의 여정을 표현한 글에 실빗소리가 더욱 따뜻함으로 다가 옵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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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시인님.. 제가 미소를 짓습니다. 책임 지십시요. 못난 사내 미소를~~ 색체가 듬쁙한 시와 음악과 영상 잘 감상 하였습니다. 감사 합니다.
양남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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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뻐꾸기 둥지 터가 명당인가 봅니다. 다양한 실빗노래을 연주하는 곳이라서요.
아련한 꿈과 낭만을 실어 아른아른 속삭임 소리, 호랑나비에게 소근대던 소리, 바다를 향해 야드르르 애원하던 소리, 가을 낙엽 구르는 소리 등 참 다양하고 아름다운 소리입니다.
건필건승하세요.
김태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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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시인님, 우리는 흔히 창밖에 실비가 내리는 날이면,
문득 과거를 돌아보게 되지요. ^.~**
손근호 시인님, 손시인님이 미소를 지었다니 고맙습니다.
언제 만나 손시인님의 웃는 모습을 직접 보아야 할텐데... ^.~**
양남하 시인님, 비슷한 소리는 같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
양금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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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잘 했습니다
김태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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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시인님, 관심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