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호 발표작 < 깨진 종지 속 들꽃 순정 > 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kj/kjcho65.gif)
![](http://sisamundan.co.kr/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본문
깨진 종지 속 들꽃 순정
조소영
동네 슈퍼 옆 벽돌담 모퉁이
쓰레기가 자유를 선언한 자리
우리집 강아지도 자유를 선언했던 자리
여느 집 가장의 절박한 마음이
전단지에 매달려 있던 자리
누구일까
그림자가 얼큰히 취해 누워있던 그 자리에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갓길 나의 시선을
사로잡던 목이 긴 들꽃 아이,
그동안 본 적 없는 듯한데 얼마나 서운했을까
해가 높이 있는 날에나 두 뼘만큼의 볕에
기댈 수 있었을 새우젓 종지 같은
콕 박힌 깨진 그릇과 의지하며 제 몸처럼 지냈을
그곳에 고인 빗물로 겨우 목 축이며 컷을
외면당한 자리
메마른 땅, 버려지는 그 자리
힘겹게 뿌리를 뻗어야 했을
조그마한 들꽃 아이
이름도 모르는 아이가 코딱지 붙이고
천진하게 피웠다
긴 기다림이었을까
내 마음으로 성큼 안기어 가녀린 목을 뻗어 싱긋 웃는다
해맑은 아이가 준 미소는 사금파리 한 조각,
꽃 그림이 꽃으로 환생한 듯
절박함 속에서도 순정을 잃지 않는
너의 이름은 이제부터 순정이라 부르리
그건 내일을 향한 새로움이리라
어느덧,
달무리 램프처럼 콩닥이는 작은 심장
그림자로 비추고 순정의
애처로움에 눈물 흘리시려는가.
추천0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http://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외딴 환경, 마치 고해를 살아가는 인생처럼
한 송이 들꽃이 흐뭇한 미소를 안겨 주고 있습니다
절박함 속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저~ 아름다운 들꽃..!!
저만치 다가올 먼 미래를 다시금 생각해 보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조소영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kj/kjcho65.gif)
김석범 시인님
공감과 희망을 주신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늘 복된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