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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동 게이, 천국동 레즈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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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655회 작성일 2007-08-06 16:50

본문

낙원동에 가면 게이를 만날 수 있다.
천국동에 가면 레즈비언과 악수할 수 있다.
새벽녘 빈 위 속 고요에 잠 못 들어
밝음에 어둠 물러간
천둥과 번개 끝
매미 울음 끝 친 비 오는 이른 아침
게이는 빨간 우산을
레즈비언은 검정 우산
어제 파마한 머리 젖을 까 두려워
머리 끝 까지 받쳐 들고
낙원동에는 낙타 타고
천국동으로 말 타고 달려간다.
낙타 눈썹 달리는 낙타 네 다리 바람에 휘날려
게이는 검정 우산으로 바람 막아준다.
천국동으로 달리는 말 꼬리 길게도 끝없이 뻗치어
레지비언 엉덩이 때려
그녀는 말에서 내려 천국동으로 걸어간다.
신이 만들어준 인간이기에
어머니가 낳아준 아들 딸 이기에
낙원동에 낙뢰 떨어져 낙엽 뒹굴고
천국동 청국장 끓는 소리에 녹아든 삶은 콩
튀어나와 레즈비언 귀에도 박히고 눈에도 들어가
레즈비언 베 보자기에 얼굴 감추고
천국동에서 천리동 현대여관으로 들어간다.
게이 아버지 라이터 여관 청소 아줌마 업은
아기 포대기에 감춰져 못 다 준 이천 원에 돌려받는
건조한 대낮 어제 해장국에 세수한 얼굴
부어올라 기다리다 지친 검둥이 얼굴 멀리하고
영영 만나지 못할 것 알지만 돌아서는 발길
무겁기만 해 배에 지렁이 지나간 흔적 있는
아줌마 발길 무서워
돌아누운 이부자리에 게이는 발 집어넣고
끝나지 않은 긴 호흡 삼키며 현대여관에서 나온다.
낙원동이 천국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미는 게이가 마시고 버린 일회용 종이컵에
달라붙어 단물 흔적 빨기에 바쁜 시간
지금도 아버지 라이터 차가운 몸에 옷 입고 잠들어
신의 입김 주입되길 바라지만
신은 잠들어 찾아오지 않는 밤
어둠 밝히지 못하고 긴 신음 소리 흘려
낙원동 골목길 먹다만 돼지 뼈다귀 속으로 숨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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