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발 도장을 찍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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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가들 태어날 때
발바닥 도장을 찍는다.
헷갈리지 말라고, 잊어 버리지 말라고,
요즘 아가씨들 걸어갈 때
삐딱구두 콩닥콩닥 발 도장 땅 바닥 찍고
살랑살랑 걸어간다.
나는 예쁜 아가씨라고,
"운동선수는 운동화로 나는 운동선수요"
"축구선수는 축구화로 나는 축구선수요"
"노동자는 작업화로 나는 노동자요"
"사장님은 최고급 구두로 나는 사장이요"
"개(犬)는 개 발로 나는 개요"
"소(牛)는 소 발로 나는 소요" "발 도장을 찍는다."
"나는 사람이요"
우리는 이 땅에 오고 가는 길에
어떤 발 도장을 찍었는가?
수많은 나날 찍고 또 찍었건만
우리 발 도장은 어디 있단 말이냐?
흔적이 없다
찾을 수 없다.
콘크리트 숲 때문에,
아스팔트 때문에,
"온 세상이 너무 딱딱하다"
"찍히지 않는다."
겨울이 오면 좋으리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이면 좋으리
그러면 원 없이 발 도장 개처럼 찍고 돌아다니리
그것도 봄이오면 눈 녹듯 없어지리
그래도 잠시나마 내 흔적을 볼 수 있으리
오늘도 두 발로 흔적없는 발 도장만 뚜벅뚜벅
찍고 돌아다녔다.
숫자만 있는 萬步記처럼,
그날그날 지워야 할 만보기처럼,
아!
찍어도 찍어도 찍히지 않는
우리 발 도장들의 발자취여!
댓글목록
김춘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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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갑선 선생님 안녕하세요.
찍어도 찍어도 찍히지 않는다구요?
선생님의 발도장은 여기 문단에 찍어졌습니다.
발문수는 표가 없지만 선생님의 흔적은 많이 남았으니까요.
Name Memo
김태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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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갑선 시인님!
역시 특이한 곳에서 시의 소재를 찾는군요.
발도장.. 발자욱.. 족적이라...
좋은 작품을 써서 큰 足跡 남기시길... ^.~**
김유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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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갑선 시인님!
현실적 표현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좋은글 감상 잘하고갑니다
양남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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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자취를 남겼건 안 남겼건 시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까하고 가끔 생각해 본일이 있습니다. 오히려 ㅓ쓰레기 자취가 될것 같아 남기기가 조심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문인들은 싫든 좋든 영원히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확실한 통로는 일단 마련된 샘이지요.
저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씨앗을 심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운밤 되세요.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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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취,,,,흔적/ 사람의 따뜻한 온정이 식은지 오래라...
자국을 남기기 전에 쉬이 없어지는 세상이기에 ..하지만
남이 알든 모르든, 자기만의 심온한 자취를 새기도록 노력 하면서 살아가야 하겠지요
이면의 숨은있는 글을 다시금 느끼고 갑니다.. ^*^~
홍갑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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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희 시인님 김태일 시인님 김유택 시인님 양남하 시인님 김석범 시인님 건안 하신지요?
예 글로서 남기는 것도 좋은 발자취가 되겠습니다
좋은 흔적 남기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잠시 그동안 걸어왔던 生을 뒤돌아보며 발 도장으로 주변의 처한 환경에 비유 해 보았습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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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해학..홍갑선 시인님...웃고 웃고 갑니다.. 눈도장만 찍다가. 오늘은 발도장 찍고 있습니다. ㅋㅋㅋ
오영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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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갑선 시인님 반갑습니다..현실적이며 또한 의미 있는글...오후에 들러 잘 뵙고 갑니다..건강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