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꽃마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659회 작성일 2024-04-30 12:54

본문

꽃마리

 

                         김혜련

 

새벽어둠을 밀봉하여

트레이닝복 호주머니에 가득 넣고

오늘도 나는 동천을 걷는다

 

그 얼굴 작은 여린 여자는

지난겨울 모진 추위와 싸우느라

살점 하나 없는

실지렁이처럼 삐쩍 말라 있다

 

외로웠는가

외로워서 밤새 울었는가

작은 얼굴에 맺힌 눈물방울이

새벽운동에 진심인 내 발목을 붙잡고

말을 건다 아주 절박하게

 

저기요 저기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초면에 염치없고 미안해서 죽을 것 같은데

그래도 제 말 한 번만 들어주세요

딱 이 년만 나 좀 데려다 함께 살아요

 

낯가림이 심한 나

못 들은 척 귀를 털고 달리는데

그 여린 여자 바람소리로 울부짖으며

내 머리카락을 당기네

 

, 말이요 나 좀 살려주세요

이 작은 얼굴을 이 가냘픈 몸을

출장 나와 헛짓하는 지독한 겨울이 갑질하고

산책 나온 사람들이 짓이기고 짓밟아요

지난 세월 그저 참고 살았는데

이젠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딱 이 년만 같이 살아줘요

밥 달라 사랑 달라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그저 상처로 옹이진 몸과 마음

태엽 풀어내듯 조용히 풀게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당신 나한테 왜 이러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마음이 모질지 못한 나는 결국

그 여린 여자의 흙 묻은 발등을 조심스럽게 감싸

우리 아파트 베란다로 데려왔다

또 어디서 저런 이상한 여잘 데려왔냐며

호통 칠 남편이 두려워 까치발이 되었네

 

밀봉한 어둠이 사르르 녹아

트레이닝복 호주머니가 흥건히 젖고

오늘도 나는 아침운동에 진심과 사랑을 더한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50건 516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850
백자(합평작품) 댓글+ 8
박원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2017-02-17 0
849 no_profile 김덕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2022-06-02 1
848 이정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2022-09-14 0
847 이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2023-10-26 0
846 송은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2018-03-11 0
845 박원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2018-03-25 0
844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2019-11-14 2
843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2023-06-12 0
842
권력 댓글+ 4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1 2016-12-22 0
841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1 2019-11-26 2
840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1 2022-12-07 0
839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2017-06-29 0
838
꿈 - (김) 댓글+ 1
박원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2017-10-26 0
837 no_profile 이내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2018-03-15 0
836 이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2023-01-17 0
835 이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2023-02-24 0
834
찔레꽃 댓글+ 3
박원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2017-05-21 0
833 김세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2019-08-26 5
832 이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2023-11-23 0
831 no_profile 김현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2021-09-19 1
830 이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2022-01-07 1
829 박원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2022-03-27 1
828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2023-05-15 0
827 no_profile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2017-11-14 0
826 권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2019-11-23 2
825 박안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2020-02-24 1
824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2022-11-10 0
823 이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2023-02-02 0
822 하종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2022-03-17 1
821 no_profile 박시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2022-08-15 0
82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03-05 0
819 박안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2019-09-06 3
818 송은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2018-03-03 0
817 no_profile 이내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2018-03-04 0
816
돌 담 댓글+ 2
김검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2019-09-17 3
815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04-09 0
814 이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05-28 0
813 최철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4 2017-02-18 0
812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4 2019-08-18 4
811 박안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4 2020-10-07 1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