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아내 ---- 발표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http://sisamundan.co.kr/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본문
시인의 아내 /강연옥 바다를 사이에 두고 우도와 마주보고 있는 오조리 ‘바다의 집’ 바다에다 시를 쓰는 글쟁이와 그 시를 주우러 바다로 나가는 시인의 아내가 살고 있다 바다 물결이 옆으로만 흐르며 섬을 성산포로 떠밀어도 오랜 세월 마주 보며 살아온 부부의 끈끈한 정 잊지 못해 발 밑에 힘을 주고 서서 조난 신호 보내는 우도 등대 그날 밤 시인은 '우도등대'를 물결 위에 쓰기 시작하고 등대는 밤새 불을 밝혀주었다 아침이 되자 밤새 들렸던 소 울음소리 백사장에 하얗게 드러누웠는지 간 데 없고 아내는 무료하다며 슬그머니 바다로 나간다 물결이 흩어놓은 시어(詩語)들을 깅이 발에 주렁주렁 메달고 돌아와서는 온갖 양념 바르고 기름에 튀겨낸다 남편 찿아온 친구 앞에 갓 튀겨낸 깅이 반찬과 소주 한 병 내어놓고 멀리 앉아 바라보는 아내의 소박한 미소 바삭 바삭 씹히는 소리에 신이 나서 시를 읊는 시인의 밝은 미소 사람 사는 소리가 난다 살 맛이 난다 * ‘깅이’는 바다의 작은 게라는 제주 사투리 * ‘바다의 집’은 성산포 오조리에 있는 우도가 바라보이는 향토 식당 |
시인의 아내 /강연옥
바다를 사이에 두고
우도와 마주보고 있는
오조리 ‘바다의 집’
바다에다 시를 쓰는 글쟁이와
그 시를 주우러 바다로 나가는
시인의 아내가 살고 있다
바다 물결이
옆으로만 흐르며
섬을 성산포로 떠밀어도
오랜 세월 마주 보며 살아온
부부의 끈끈한 정 잊지 못해
발 밑에 힘을 주고 서서
조난 신호 보내는 우도 등대
그날 밤 시인은
'우도등대'를 물결 위에 쓰기 시작하고
등대는 밤새 불을 밝혀주었다
아침이 되자 밤새 들렸던 소 울음소리
백사장에 하얗게 드러누웠는지 간 데 없고
아내는 무료하다며 슬그머니 바다로 나간다
물결이 흩어놓은 시어(詩語)들을
깅이 발에 주렁주렁 메달고 돌아와서는
온갖 양념 바르고 기름에 튀겨낸다
남편 찿아온 친구 앞에
갓 튀겨낸 깅이 반찬과 소주 한 병 내어놓고
멀리 앉아 바라보는 아내의 소박한 미소
바삭 바삭 씹히는 소리에
신이 나서 시를 읊는 시인의 밝은 미소
사람 사는 소리가 난다
살 맛이 난다
* ‘깅이’는 바다의 작은 게라는 제주 사투리
* ‘바다의 집’은 성산포 오조리에 있는 우도가 바라보이는 향토 식당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http://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시의 아름다운 배경이 그려지며 다정다감한 온정이 다가옵니다.. 시인의 가슴이 바다가 되고
이 시어들을 줄줄이 물은 "깅이" ...또한 이들을 자근자근 씹는 소리....신명이 나는 소리라..!
제가 우도에 와 있는것 같군요...ㅎㅎ 감상잘하고 갑니다..^*^~~
김희숙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qk/qkek4ah.gif)
에구~~ 강시인님 음악이 안나오는데요?
제 컴만 그런가요?^^*
음악 다시한번 봐 주세요...^^*
웃음 가득한 일상 되시길...^^*
윤복림님의 댓글
![no_profile](http://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강연옥 시인님의 아름답고 정겨운 시어 속에 삶의 깊이를 느끼고 갑니다.
항상 아름답고 행복한 날 되세요.
김유택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t/ytk1842.gif)
마음은 제주에 가 있는듯.... 아니 우도가 보이는 횟집에서 저역시 글을 쓰는 착각에 빠져 들것 같습니다
조연상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fi/fighter1191.gif)
바다와 바람과 깅이가 있는 어촌의 풍경..
세상 시름 무엇인지 조차 알수 없는
행복한 일상이 보입니다.
언제나 아름다운 미소가 빛나느 강연옥 시인님의 모습이
어디에서 나오나 늘 궁금 했엇는데
이제야 해답을 찾은것 같습니다..
건안 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김희숙 시인님! 시인님의 시'어느 해변가' 배경음악인 갈매기 소리를
다운 받았었는데.... 그 갈매기들이 다 어디론가 날아갔나봐요. ㅎㅎㅎ
갈매기 소리를 들으면 그림의 바닷물도 살아서 출렁거릴 것 같은데....
작님들!! 오늘도 행복한, 행복한 하루되세요. ^*^
양남하님의 댓글
![no_profile](http://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몇 번들어도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그러고 보면, 좋은 글은 종종 반복적이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네요.
참, 이번에는 "시인아내를 둔 남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오영근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da/dan198.gif)
아름다운 글 보고 갑니다. 김희숙 시인 방에서 가져왔다는 음악도 좋구요!...늘 건필 하시기를
양금희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ha/happywaa.gif)
아름다운 배경이 있는 시 감상 잘 했습니다.
장찬규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ck/ckyooj.gif)
시의 반은 아내가 쓴다는 면에서 아내도 시인인 것 같습니다.행복과 평화가 물신 풍기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성산포 오조리 해안도로에 가면 우도와 성산포를 바라볼 수 있는 향토식당 '바다의 집'이 있습니다.
그곳은 이승익시인의 집인데요. 아마 문인들이 찾아가면 무척 반갑게 맞이할 겁니다.
그 두 부부의 삶을 보노라면 얼마나 삶이 건강하고 아름다운지....
" 제주에 오면예~ 오조리 '바당집'에 꼭 옵서예"
관광객을 제주로 유치하는 열렬 제주도민 같네요. ㅎㅎ 제가..... ^*^
이민홍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su/sunbi69.gif)
강시인님 꼭 가볼랍니다~
가서 한 휘호하고 올랍니다~
내가 간 흔적일랑 남기고 와야지...
같이 가실분 있나요? 두리번~~~~~~@@
김찬집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ch/chan2612.gif)
삶의 소박한 향기를 마시고 갑니니다. 건강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이민홍 시인님! 물결위에 멋진 시 한 수를 써보시지요.
물결이 시를 지워도 성산포 바람이 불 때마다 누군가의 귓전에서 소근거리며 들릴거예요.
김찬집 선생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