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올해 마지막 달 한 해가 가는데

눈이 오니 겨울 바람도 포근하다

오늘 느낌의 기록이다

해와 달이 뜨고 지고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동장군이 와서 마지막 달력을

넘겨줘야만 나이테가 생긴다

나무가 계절 따라 성장한 모습을

1년에 한번 나이테에 새기듯이

사람도 한해 시간에 따라 겪었던 흔적을

나이라는 기억의 나이테에 저장한다

나이에도 나이테처럼 풍요로운 순간뿐 아니라

힘들었던 순간들 고난과 실패와 아픔의 상처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뒤돌아보면

그 한해 지내온 시간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많다

나이 한살 더 들어갈수록

마지막 하루까지도 아까운 마지막 12월

올해 나이테가 다 만들어지기 전에

쉽게 말해 한 살 더 먹기 전에 나이 탓 안하고

소원했던 일을 잘 마쳐 기쁜 모습을

행복한 기록으로 나이테에 꼭 남기고 싶다

앞으로 몇십 개 더 남은 삶의 나이테에

항상 인생 최고의 한해였다는 멋진 기록을 새기고

내년에도 풍성한 잎새와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어

삶의 사랑과 행복을 나이테에 새겨

시간에게 고마움으로 보답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