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박영희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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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481회 작성일 2007-05-05 10:48본문
봄바람 / 박영희 詩
임실댁은 새벽 댓바람부터 살구꽃 나무 아래 옹그리고 앉았다 딸의 흔
적을 잃은 4월의 집에는 안개부스러기가 몇 점만이 등을 보이고 임실댁의 가
슴은 개구리 볼떼기처럼 벌렁거린다 지나가는 바람곁에 살구꽃잎이 후두둑
쏟아진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임실댁의 얼굴 위로 솔지게미 같은 화딱지
가 목울대를 젖히고 올라와 심난한 심사가 욕지거리로 인다.
잡을년,
미친년 지랄 발병났제 작년 겨울, 그리도 춥다고 칭얼대더니만 간장
한 종지 달랑 퍼다 놓고 봄바람 따라 가
썩어문드러질년,
허기사 가시내 나이도 벌써 꽃띠인디 꽃을 피워야제 내도 버들개지처
럼 물 오른 열여섯 봄이 있었는디...그 때는 무담시 가슴이 울렁울렁 허고
마냥 봄바람 따라 어디론지 살랑살랑 흐르고 싶었제 그려그려 그랬제 개
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헌다고 내가 그짝 났네그려
육씨럴년,
그려도 그렇제 "엄마, 나 봄바람 따라 갈라요." 말 한마디 냉기고 가
면 입에 독새풀 돗는디야 어쩐디야
호랭이 물어 갈년,
촌구석에서 나고 자란 년이 시상이 얼매나 숭악한지도 모르고 살랑살
랑 가부려 지가 봄바람 이여 머여
어휴우 잡을년,
아직꺼정 아침저녁으론 바람이 찬디 이슬은 피허고 댕기는지, 밥은 잘 챙
겨 먹고 댕기는지 어쩌는지 모르것구만 어휴우 잡을년...
임실댁 푸념의 잔가지 위로 솟아 오른 햇살 살구꽃 환한 등불을 켜고, 가
아만 가아만 임실댁 등을 토닥이는 봄바람의 손길이 애틋하다.
*박영희 시인 : 전북 임실 출생, 충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임실댁은 새벽 댓바람부터 살구꽃 나무 아래 옹그리고 앉았다 딸의 흔
적을 잃은 4월의 집에는 안개부스러기가 몇 점만이 등을 보이고 임실댁의 가
슴은 개구리 볼떼기처럼 벌렁거린다 지나가는 바람곁에 살구꽃잎이 후두둑
쏟아진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임실댁의 얼굴 위로 솔지게미 같은 화딱지
가 목울대를 젖히고 올라와 심난한 심사가 욕지거리로 인다.
잡을년,
미친년 지랄 발병났제 작년 겨울, 그리도 춥다고 칭얼대더니만 간장
한 종지 달랑 퍼다 놓고 봄바람 따라 가
썩어문드러질년,
허기사 가시내 나이도 벌써 꽃띠인디 꽃을 피워야제 내도 버들개지처
럼 물 오른 열여섯 봄이 있었는디...그 때는 무담시 가슴이 울렁울렁 허고
마냥 봄바람 따라 어디론지 살랑살랑 흐르고 싶었제 그려그려 그랬제 개
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헌다고 내가 그짝 났네그려
육씨럴년,
그려도 그렇제 "엄마, 나 봄바람 따라 갈라요." 말 한마디 냉기고 가
면 입에 독새풀 돗는디야 어쩐디야
호랭이 물어 갈년,
촌구석에서 나고 자란 년이 시상이 얼매나 숭악한지도 모르고 살랑살
랑 가부려 지가 봄바람 이여 머여
어휴우 잡을년,
아직꺼정 아침저녁으론 바람이 찬디 이슬은 피허고 댕기는지, 밥은 잘 챙
겨 먹고 댕기는지 어쩌는지 모르것구만 어휴우 잡을년...
임실댁 푸념의 잔가지 위로 솟아 오른 햇살 살구꽃 환한 등불을 켜고, 가
아만 가아만 임실댁 등을 토닥이는 봄바람의 손길이 애틋하다.
*박영희 시인 : 전북 임실 출생, 충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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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은글 주심에 뵙고갑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마음에 듭니다.
육두문자를 날려도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시의 매력인가 봅니다.
짜증날 때 이런 시를 읽으면 좀 시원해 질까 싶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