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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와 얼룩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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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435회 작성일 2007-05-19 23:14

본문

머리카락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純이 쭉 뻗고 곧은 머리카락 눈 쌓인 언덕 타고 내려가
제사상 향불에 뛰어 들어 사람 기름 모아둔 머리 태우고
사그라져 삶아 놓은 돼지비계 속으로 이내 사라져 버릴
고약한 냄새 숨긴다.

粹이 고불고불한 머리카락 화장실 변기에 빠져
뱀처럼 숲 속에 몸 숨기고 숲이 불에 타 재로 남을 때까지
숲 속 헤매 하늘 구멍에서 개구리 나오기 만 기다린다.
흰 구름 떠있는 하늘에서 개구리 아닌 올챙이 물에 첨벙첨벙
떨어지는 소리 내며 숲 속에 떨어진다.

숲이 고인 물로 불어나 머리카락 물 내려가는 소리 타고
어두운 구멍으로 보이지 않게 사라져 버린다.
입에서 흘러나온 침과 물이 고여 굳어버린 귀지 파다 흘린 피 섞여
공동의 하수구로 스며들어 제사 끝 꺼진 향에 되살아난
純이 머리카락 粹이 머리카락과 묶으려 하지만
粹이 고불고불한 머리털 억셈에 곧은 純이 머리카락 부러져
향기로운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純粹를 낳았다.

純粹는 무럭무럭 튼튼하게 자라나 禁門橋 다리 사이에
아프리카 정글 만들어 얼룩말과 당나귀 뛰어 놀게 만들었다.
앞머리에 긴 털이 없는 당나귀에게 純이 다리털 둥둥 떠다니는
술잔에 좁쌀 술 주면 밤마다 당나귀는 술 달라고 소리 지르고
禁門橋 다리 밟고 차고 야단이다.
純粹는 당나귀 새낀가 보다.

갈기 곧게 세우고 얼룩말이 달려와 굵지도 않은 팔에 매달린다.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 난 얼룩말 엉덩이에 얼룩빼기 황소가
팔에서 떨어져 나와 오줌 누고 도망친다. 오줌 냄새가 지리다.
얼룩무늬 얼룩말 사나운 성질에 도망친 얼룩빼기 황소
禁門橋 다리에  돌아와 당나귀 닮은 기침 한 번에 물마시고 두 번 하고
낸 울음소리에 놀란 당나귀는 禁門橋 다리 사이에 빠져 나오지 못한다.

머리카락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머리카락, 날개 달린 겨드랑이 털로 당나귀 등에 붙어 날개 되어
날아간 純粹는 얼룩말 어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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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때론 수학공식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풀어놓은 언어들의 귀착지가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는 것 또한 매력입니다.
집중하지 못하면 놓치고 말 미로를 걷는 신선함... 오늘도 뵙고 갑니다.
일요일 낮의 한가함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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