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落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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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320회 작성일 2008-06-03 14:38본문
낙조(落照)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추천4
댓글목록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 홍조와 함께 되어버린 어른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
그 두볼에 가득든 희망은 끝이 없나봅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I.m enchanted with your poem.
exquisite poem bring the speculation. consolation and
joy. Have a good time....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낙조가 붉어서 홍조와 어울리니 삶이 더욱 싱싱할 것 같았는데
낙조가 어느듯 노년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선 것 같아 또한 쓸쓸해집니다.
잘 뵙고 갑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이 주신 고운 시 읽고나 돌아보니 저가 바로 낙조이군요.**
노년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선 저로선 슬프기만 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