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재 <宋句里집 이야기> ㅡ 27 "순"의 편지 (친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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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473회 작성일 2007-07-06 08:12본문
소설 연재 <宋句里집 이야기> ㅡ 27 "순"의 편지 (친정에서)
"순"의 편지 (친정에서)
육지에선 맛보지 못했던 해삼 미역국이랑 그 외에 여러 가지 신선한
생선들로 차려진 저녁을 먹으면서 어머님은 당신 아들에게 당신의
아들은 어머니에게 그간의 얘기를 주고받는 정경이 마치 동화 속의
한 대목을 보는듯했다.
식사 후 남편과 난 시동생의 안내로 이웃에 사시는 일가를 방문하고
차례로 인사를 드렸다 .
달빛을 밟으며 그이의 손을 꼭 잡고 돌아오는 길은 언젠가 걸어 본 듯
금세 익숙해져서 눈을 감고도 대문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
시댁으로 돌아와서는 못다 한 얘기도 나누고 미국에 있는 신우와
전화 통화 도하고 노래도 부르며 온 가족이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옛날의 사 삼(4.3) 사건의 얘길 하실 때에는 괴로웠지만 어머님은 만감이
교차하시는 듯 피곤해 하시는 기색을 엿볼 수 없을 정도였다.
나는 동서가 참 마음에 들었다. 진솔한 그녀의 속내와 그 표정이 나의
마음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튿날은 예정대로 시동생이 운전하는
경운기를 같이 타고 동서가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한 음식을 갖고
성묘길에 올랐다. 동네 골목을 지나 도로를 가로질러서 갈대와 파도가
함께 흔들리며 갈매기를 날리는 바닷가 언덕에 편안히 잠들고 계신
시조부께 먼저 배를 드리고 다음은 시동생 내외 와 어머니가 언제나
땀과 시간을 섞어서 꿈을 빚어내는 감귤농장안에서 늘 밀감 향기에
젖어 계실 시조모께 배를 올리고 다시 시아버지 계신 산 묘로 향했다.
시아버지가 누워 계시는 곳도 그이가 사드렸다는 다른 밀감밭이었다
육지의 묘와 다른 점은 밭 가운데 묘가 있고 게다가 밭에서 나는 돌로
사위를 단장한 것이었다. 역시 돌이 많은 고장이다.
아침 식사 후 시동생 내외와 조카들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고 시어머님이
다니시는 관통 사로 향했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조계종의 보통 사찰이었다
예불이 끝나고 택시를 불러 집까지 모셔 택시에서 우리가 내리자 어머님은
꼭 손을 잡고 같은 말씀을 몇 번이고 해주셨다. 당신에겐 아들과 며느리가
아직도 아이로만 여겨지셨나 보다. 하기야 남편도 나를 대할 때는 그러하니까,
시외버스를 타고 서귀포시로 향하면서 이토록 푸근하고 따사로운 고향이 왜
그이에겐 그토록 견디기 어려웠을까, 하고 이전엔 생각했었으나 그이의 말을
듣고 잘 알게 되었다. 남아로서의 뜻을 펴보기 위한 포부와 욕망의 실천이
오늘 그이의 존재와 가족들의 안녕을 가져 왔나 보다. 혼자 생각에 잠겼다。
"순"의 편지 (친정에서)
육지에선 맛보지 못했던 해삼 미역국이랑 그 외에 여러 가지 신선한
생선들로 차려진 저녁을 먹으면서 어머님은 당신 아들에게 당신의
아들은 어머니에게 그간의 얘기를 주고받는 정경이 마치 동화 속의
한 대목을 보는듯했다.
식사 후 남편과 난 시동생의 안내로 이웃에 사시는 일가를 방문하고
차례로 인사를 드렸다 .
달빛을 밟으며 그이의 손을 꼭 잡고 돌아오는 길은 언젠가 걸어 본 듯
금세 익숙해져서 눈을 감고도 대문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
시댁으로 돌아와서는 못다 한 얘기도 나누고 미국에 있는 신우와
전화 통화 도하고 노래도 부르며 온 가족이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옛날의 사 삼(4.3) 사건의 얘길 하실 때에는 괴로웠지만 어머님은 만감이
교차하시는 듯 피곤해 하시는 기색을 엿볼 수 없을 정도였다.
나는 동서가 참 마음에 들었다. 진솔한 그녀의 속내와 그 표정이 나의
마음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튿날은 예정대로 시동생이 운전하는
경운기를 같이 타고 동서가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한 음식을 갖고
성묘길에 올랐다. 동네 골목을 지나 도로를 가로질러서 갈대와 파도가
함께 흔들리며 갈매기를 날리는 바닷가 언덕에 편안히 잠들고 계신
시조부께 먼저 배를 드리고 다음은 시동생 내외 와 어머니가 언제나
땀과 시간을 섞어서 꿈을 빚어내는 감귤농장안에서 늘 밀감 향기에
젖어 계실 시조모께 배를 올리고 다시 시아버지 계신 산 묘로 향했다.
시아버지가 누워 계시는 곳도 그이가 사드렸다는 다른 밀감밭이었다
육지의 묘와 다른 점은 밭 가운데 묘가 있고 게다가 밭에서 나는 돌로
사위를 단장한 것이었다. 역시 돌이 많은 고장이다.
아침 식사 후 시동생 내외와 조카들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고 시어머님이
다니시는 관통 사로 향했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조계종의 보통 사찰이었다
예불이 끝나고 택시를 불러 집까지 모셔 택시에서 우리가 내리자 어머님은
꼭 손을 잡고 같은 말씀을 몇 번이고 해주셨다. 당신에겐 아들과 며느리가
아직도 아이로만 여겨지셨나 보다. 하기야 남편도 나를 대할 때는 그러하니까,
시외버스를 타고 서귀포시로 향하면서 이토록 푸근하고 따사로운 고향이 왜
그이에겐 그토록 견디기 어려웠을까, 하고 이전엔 생각했었으나 그이의 말을
듣고 잘 알게 되었다. 남아로서의 뜻을 펴보기 위한 포부와 욕망의 실천이
오늘 그이의 존재와 가족들의 안녕을 가져 왔나 보다. 혼자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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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1.bmp (953.7K) 1회 다운로드 | DATE : 2007-07-06 08:12:42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환상적[fantastic]인 그림에 잠시머물다
갑니다....감사하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진마다 절경입니다. <중문의 절벽>이란 사진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귀한 글 뵙고 갑니다. 시원한 여름 보내십시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진마다 글마다
멋진 추억과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고맙습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의 사 삼(4.3) 사건의 얘길 하실 때에는 괴로웠지만 어머님은 만감이
교차하시는 듯 피곤해 하시는 기색을 엿볼 수 없을 정도였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