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시멘트 전봇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346회 작성일 2010-10-14 11:00

본문

                                  시멘트 전봇대             

                                                    이 순 섭

똑같은 전선이라도 흘러들어가는 집마다 전기는 다르다.
100V · 200V · 300V 씩 전압 상승하는 사다리는
전기에 감전돼 사라진지 오래
가로수 가지치기 계절에 가벼운 몸 위로 실어 나르는 중장비 바구니 차
길게 뻗은 전선을 피해 나뭇가지로 솟아오른다.
바구니 안에 담긴 가지치기 선수는
밑에서는 가지까지 닿아야하는 앞부분만 톱인 긴 장대 대신
자루 짧은 톱으로 가지를 썰고 있다.
이름 모를 새 둥지가 보인다.
전류는 보이지 않고 긴 전선만 일직선으로 누워있는 공중은
무중력에 힘을 가해 무겁기만 하다.
가지가 하나씩 땅으로 떨어질 때마다 새 똥 묻어난
나무 잎사귀 가루가 바람에 날려 지나가는 사람들
코와 입 속으로 들어간다.
재채기 나오는 계절을 뛰어넘어 큰 사이클 그리는
목구멍 속 톤에 달은 어느새 나타났는지 빛을 발하고
어둠에 몰린 강아지는 골목길로 사라진다.
나무도마가 있으면 칼이 있고
닫을 수 있는 셔터가 있어 안과 밖이 구분된다.
살아온 내력을 숨기는 세상에 별일도 다 있다.
전선 연결해 우둑 솟은 나무 전봇대에 밀려 나타난
시멘트 전봇대에 새들은 둥지를 틀지만
나무를 나무로 여기지 않으며 흘러가는 전압에 입부리 향해
구부려 새알만큼 작은 알의 모양으로 깃털을 말아 올린다.
바람에 전선이 흔들려 작은 파문 열며 소리를 낸다.
전기 빛 밝기에 빈부의 격차는 없어 저녁 식사하는 탁자에
시멘트 전봇대가 말아준 김밥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가난한 입 속으로 들어간 김밥은 소화만 잘돼 되새김질 칠
필요 없이 굵은 대장 속으로 숨어든다.
오늘도 같은 전압만 흘러 보내는 나무 없는 시멘트 전봇대
똑같은 전류만 흘러 보낸다.
부자만이 먹는 김밥이 일어서서 나무 전봇대로 걸어간다.
추천8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멘트전봇대 에서
나누어 주는 전기로 오늘 아침도
편리하게 준비하고 출근을 했지요.
누구나 누렸을 문명의 혜택입니다.
이순섭 시인님, 건안 하시지요??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멘트 전봇대는
부자집에도
가난한 집에도
똑 같이 공평하게 전류를 보내줍니다
세상 이야기 같은 좋은 詩
감명 받으며 감상하였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51건 66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18851 장정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11-04-27 0
18850
엄마의 情 댓글+ 1
윤기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011-09-24 0
18849 풍란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2005-04-16 6
18848
절망(切望) 댓글+ 3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2005-05-18 6
18847
이끌림 댓글+ 2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336 2005-05-23 3
18846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2006-09-27 0
18845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2012-04-01 0
18844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2021-05-08 1
18843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5 2005-05-11 7
18842
미소짓는 사람 댓글+ 4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335 2005-05-15 6
18841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5 2005-06-30 3
18840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5 2007-01-11 4
18839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5 2020-11-19 1
18838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334 2005-07-21 1
18837
비는 내리는데 댓글+ 11
김화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4 2010-07-23 20
18836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4 2011-06-08 0
18835 성요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4 2011-09-28 0
1883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4 2015-11-14 0
18833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4 2020-10-11 1
18832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3 2007-01-06 2
18831 김화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3 2008-12-03 2
18830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3 2010-07-20 15
18829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3 2015-10-30 0
18828
봄을 맞으려 댓글+ 4
전승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2 2005-04-01 4
18827
그리움 댓글+ 4
no_profile 윤복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2 2005-06-05 4
18826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2 2008-05-01 2
18825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2 2013-05-06 0
18824
그리움 댓글+ 2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331 2005-05-22 2
18823
세탁(洗濯) 댓글+ 5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2005-06-30 2
18822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2006-02-27 6
18821 하홍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2006-03-31 2
18820
< 향기 > - 수필 댓글+ 12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2006-08-29 0
1881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2019-03-27 0
18818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2021-02-02 1
18817
인 동 초 댓글+ 5
금동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330 2006-08-09 0
18816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0 2010-12-24 14
18815
자화상 댓글+ 1
김철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0 2011-06-25 0
18814
폭우暴雨 댓글+ 1
윤기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0 2011-07-11 0
18813
나무 댓글+ 2
강은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0 2011-09-16 0
18812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9 2011-04-29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