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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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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329회 작성일 2013-02-14 10:02

본문

멍게

손근호

1

멍게는 뿌리로 통해 자라는 풀이 아니라
뜨거운 빛에 광합성하며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삼 년 동안 바위틈을 움켜잡아서 버티며 호흡하는 동물이다

다리가 달린 그것도, 빛살보다 얇은 수염뿌리 같은 마음으로
움켜쥐고 서 있는 삶

멍게를 다시 바라보면
뿌리로 그 틈새 사이에 자라난 것이 아니라
모래바닥에 떨어지면 세월의 조류에 나부껴

비빌 언덕도 없이 외로워질까 두려워
외로울까봐 삼년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멍게는 삼 년 동안 한 자리에서 돌에 매달려 있다
움켜잡은 수염뿌리가  힘이 없어 모래사구에 떨어졌을 때
바다속 파도, 그 조류에 낙엽처럼 굴러 다닌다
멍게의 삶이 -꺼-끄졌다

2
아침은 늘 새 아침이다
새벽녘을 반가움의 들뜬 해녀가
영감 두 다리로 거느적거느적 뒷간 가는 안심 잡아두고
뛰어가야지 하며 바다를 일으킨다
훅, 하고 바다속
매달려 있는 멍게들 중에 모래사장에 뒹구는 한 마리 멍게를 줍는다

오후가 되면 숨비소리 쉬던 해녀가 따온 
삼 년 묵은지 같은  멍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바위에 앉아 멍게 한 접시
시인 되듯 읇는다

못난 사람 말하길 멍게 닮았다
멍게 비빔밥처럼 맛난다
잃었던 입맛 돌아온다 라고들

3
멍게의 삼 년 삶이 외롭던 향이라서 진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멍게 한 접시에 바다 보며 소주 한잔을 걸치게 되는 이유도
살짝 그 삼 년의 외로운 향이 코끝에 발라져 희석하기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나마 남아 있기에 즐기는 찰나이다
아무도 멍게가 삼 년을 수염뿌리로 옮겨 쥐었다가 낙엽처럼 떨어져
깊고 깊은 심해에 떨어져 모래 바닥, 혹은 사구에 떨어져 사라진다는 것을 모른다
멍게처럼.해녀처럼.우리처럼.

*멍게는 우렁쉥이라고도 한다. 얕은 바다에 암석, 해초, 조개 등에 붙어서 산다. 생명은 약 3-4년이다.
  숨비소리는 해녀가 잠수 후 수면에서 고단숨을 희파람처럼 쉬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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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따로 인사도 못드리고...
댓글로나마 인사 올립니다.
늘 한자리에서 문단을 지켜주심...
큰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늘 큰 운이 함께 하시고
아울러 건강,평안하시길 기원 합니다.

오영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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