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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264회 작성일 2007-04-25 12:52

본문

불꽃놀이


                                                이 월란



원통같은 가슴이 좁고 또 좁아
펑펑 화포소리 내며 박차고 나온
광염의 오라기들
빛의 언표들이 촌촌이 하늘을 밝히고
폭죽에 놀란 온누리가 번쩍 눈을 떠
눈부신 오열을 했었지
허다한 불면의 밤들이 신열을 앓으며
두 눈으로 부서져내린 사금파리같은 빛조각은
뼛속까지 총총 박혀왔고
광망(光芒)의 미립자들이 미련없이 포물선 그리며
실신하고 마는 그 짧은 발광(發光)의 날을
선명히 새겨 온 두 눈으로, 남겨진 열망의
한줌의 재를 또다시 바라라보아야 했을 때
바람같은 세월에 흩날리는 잿빛 회(灰)들이
갈 곳 몰라 떠도는 저 뒤안길 비켜
불꽃같은 건 본적도 없는 처음으로
돌아갔으면
정녕 돌아갔으면
불꽃처럼 사라진 너의 가슴으로
                           
                                                  2007.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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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 국경일 등에 남산에서 행해지던 불꽃놀이가 연상됩니다. 퍼지어 나가는 빛살이 불꽃 처럼 사라진 가슴에 머물어 환하게 밝히는 불꽃놀이 세상이 되길 원합니다.

2007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詩 당선작  안오일 시인님의 `냉장고, 요실금 앓다` 를 옯겨 놓습니다.

닦아내도 자꾸만 물 흘리는 냉장고
헐거워진 생이 요실금을 앓고 있다
짐짓 모른 체 방치했던 시난고난 푸념들
모종의 반란을 모의 하는가
그녀, 아슬아슬 몸 굴리는 소리
심상치 않다, 자꾸만 엇박자를 내는
그녀의 몸, 긴 터널의 끄트머리에서
슬픔의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
뜨겁게 열 받아 속앓이를 하면서도
제 몸 칸칸이 들어찬 열 식구의 투정
적정한 온도로 받아내곤 하던
시간의 통로 어디쯤에서 놓쳐버렸을까
먼 바다 익명으로 떠돌던
등 푸른 고등어 때
연 하디 연한 그녀 분홍빛 수밀도 때
세월도 모르게 찔끔찔끔 새고 있다.
입구가 출입구임을 알아버린
그녀의 깊은 적요가 크르르르
뜨거운 소리를 낸다, 아직 부끄러운 듯
제 안을 밝혀주는 전등 자꾸 꺼버리는
쉰내 나는 그녀, 의 아랫도리에
화려한 반란이 시작되었다.


심사위원 = 고재종



이필영님의 댓글

no_profile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불꽃같은 건 본적도 없는 처음으로 /돌아갔으면
정녕 돌아갔으면/불꽃처럼 사라진 너의 가슴으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항상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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