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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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426회 작성일 2009-02-25 15:05본문
김혜련
식구들 몰래
새벽밥 짓는 아버지.
기척소리 나지 않게
발자국 소리 죽이는데
등 굽은 뒷모습
어둔 백열등 아래 흔들린다.
쌀 씻는 소리
수돗물 떨어지는 소리
애써 죽이는데
끝내 터지고 마는
오래된 해소기침 소리
병든 엄마 귀청 찢고
조숙해서 슬픈 내 가슴 때린다.
식구들 얼굴 보기 미안해
날마다 새벽밥 지어놓고
인력시장으로 가는 아버지.
댓글목록
최인숙님의 댓글
최인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입춘이 지났지만 바람은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에
컴컴한 새벽에 일어나셔서 아침을 짓고 나가시는 아버지
아니 딸은 좀 일찍 일어나 밥 좀 하시지 아버지가 까치발 딛고
도둑 밥 짓듯이 아침을 준비하고 아가시게 하다니
이러면 안돼요
시인님 아버지 짐 좀 덜어드리세요
부모님 돌아가시고 내 가슴 치지마시고 살아계실 때
잘 하세요
부탁해요 그러면 안된다구요
박태원님의 댓글
박태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힘든세상을 살아가시는
모든세상의 아버지가
머리에 연상됩니다
좀더 경제가 좋아졌으면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최인숙 님, 박태원 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실직하신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미안하여 날마다 가족들 몰래 새벽밥을 지어놓고 인력시장으로 나가셨습니다. 제가 일찍 일어나서 밥을 해놓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자는 척 하며 가슴 아파했지요.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혜련 시인님, 아버님의 귀한 사랑이 전해집니다.
커가는 자식들이 훈장이요, 보배였던
거룩하신 어른들의 삶을 돌아볼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귀한 글 감사한 마음으로 접하고 갑니다. ^^*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이은영 님,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