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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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248회 작성일 2007-09-01 12:23본문
이 월란
너를 떠나 보내고
달아나던 내 가슴 발 내린 곳이었네
영원히 정산되지 못할 마음의 손익 계산서를 들고
끝내 길들여지지 않을 바람의 핵을 좇아 가야만 했네
두려워라, 신열에 들끓던 적막함
서러워라, 폭풍이 지나간 자리마다 움푹
움푹 패여있던 얼굴
불구의 두 다리로 오르는 길
저 고요의 평지에선 턱 밑까지 차오른 숨
차마 내 쉴 수 없었네
바람의 혼음에 눈이 멀어
삭발 당한 기억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한올 한올 날려보내야 했네
바람을 토해 내는 주치의를 잃어버린 병자
바람의 사원에 수도자가 되어
너에게 포로되었던 지난 날을 볼모로
너 아닌 모든 사람에게 포박 당하고 싶었네
이제 막 탯줄이 잘린 고통의 신생아들이
호흡의 문을 열고 울음을 터뜨리는 언덕
기억의 뼈집들은 촘촘한 빛살 아래 다시 살이 오르고
또 다시 와르르 무너지는 언덕
기억의 생가를 허물어야 했네
발 아래 떠도는 꽃가루같은 풍문에도 이가 시리고
바람의 불심검문에 빈 몸 마저 수색당하며
다 내려 놓고 휑하니 실속 없고 싶었네
비천한 연줄 상수리 나무에 걸려
행여 죄 빌어질까
별들의 교신에 남은 가슴 마저 스러질까
하늘 가까운 곳이어야 했네
2007.8.31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별들의 교신에 남은 가슴 마저 스러질까
하늘 가까운 곳이어야 했네."
폭풍의 언덕을 산책 합니다.
선택의 당위성을 이해해 보려고 걸어 봅니다.
건안 하소서. 폭풍의 언덕에서....
이광근님의 댓글
이광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문우님 안녕하세요 부럽습니다 은유가 골고루 써저 칭찬을 보냅니다
시대를 앞서 좋은글 남기시기 바람니다 행복하세요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의 뼈집들은 촘촘한 빛살 아래 다시 살이 오르고
또 다시 와르르 무너지는 언덕
오르고 또 오르는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길을 가야하는 우리들이 일상.
일상에 폭풍한번씩 찾아옴음
불행일까요 행운일까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폭풍이 지나간 자리마다 움푹
움푹 패여있던 얼굴
불구의 두 다리로 오르는 길
저 고요의 평지에선 턱 밑까지 차오른 숨
차마 내 쉴 수 없었네>> 폭풍의 철학 누가 알겠어요
정유성님의 댓글
정유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폭풍의 언덕,,, 오늘 비가 오는군요,, 모든 인간들이 우산을 쓰고 개천길을 거닐 때 저는 비를 우담바라꽃이라 연상하며,, 두 손을 하늘로 벌리고 얼굴에 와 닿는 투명함을 느끼며,,, 걸었죠. 한 시간 쯤.. 폭풍의 언덕에서 비를 맞으면 어떤 기분일까 연상해봅니다..
저는 다다이즘도 무릉도원 (도) 도 아닌 한국의 이상향 (선불교)입니다.. 파랑새와 푸른학이 노니는 세상을 연상하며... 감사합니다.
이선돈님의 댓글
이선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폭풍의 언덕에서 너를 떠나 보내고 차마 내 숨쉴 수 없었네-
가을에 멋진 시심처럼 좋은 나날만 있기를 바랍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시는 읽지 않고
폭풍의 언덕
을 생각합니다
가날프다고 느낀 순간
폭풍의 언덕
으로 날아가는 듯 합니다
참
대단하십니다
아름답고 아름다운 분
정말 무섭습니다^^ ㅎㅎㅎ
시향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폭풍의 언덕에 올라가 하늘 쳐다 보고 먼 바다 바라봅니다.
오늘 이곳은 전국에 걸쳐 비가 왔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더위와 씨름 했는데
계절 앞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