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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사랑의 물관과 체관을 통해 애증(愛憎)의 꽃을 피우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그린 - 김진수의 詩, <相思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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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인과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1건 조회 1,524회 작성일 2005-10-24 11:04

본문

용인의 모처에서 pc방을 찾았습니다.
모종의 일을 하기 약 3시간 전, 저의 프로그램 중에서
빈여백이 갑자기  생겨 "빈여백"에서 잠시 뒹굴기 위해
시사문단의 창을 열었습니다.

창가에 구슬피 쓰린 마음 흘리며 피어있는 상사화를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우선은 너무 아파하지 마십시요. 제가 너무 아파서 산에서 수많은
날들을 지내며 정말 상사화 될 뻔 한 일이 두 번 있었습니다.
혹한의 어느 겨울날들을 바위와 바위 사이로 낙엽과 낙엽 사이로
뒹굴며 깊고 깊은 겨울밤 앙상한 나뭇가지들 서로 몸을 비비는
귀신 같은 울음소리들과 함께 쓰리도록 달콤한 저의 감정의 산맥을 타며
산새소리와 바람소리와 산골물소리와 그냥 하나 되어 갈 뻔 했었습니다.
결국은 어떤 등산객이 신고하여 간첩으로 오인 받아
경찰들의 강제에 의해 하산했습니다만
그 후론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어지더군요.

제가 아파본 사람이기에 잘 압니다.
너무 아파서 상사화 되기 전에 차라리 해바라기가 되면 어떨까요?

하늘이 파랗게 나의 아름다움으로 질릴 때
보란 듯이 소망의 씨앗을 여물며 하늘로 올라가는 승화의,
그 성화의 단계를 거쳐가는 해바라기 같은 삶이란
참으로 보람된 일일 것입니다.

이만 줄이고,
소중하게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이 시 한 편을
조심조심 뜯어서 시의 행간에 걸려있는 감각의 골목길을 따라
잘 울궈진 감성의 맛을 단감처럼 우리 한 번 맛보기로 합니다.


<나 죽어 싸늘해지면/입은옷 그냥 묻어주오~봉분일랑 만들지 말고/내 묻힌땅 구멍하나 내주소~서러운 노을빛에 물들어 죽은/내 영혼의 꽃~ >- 김진수의 詩, "상사화" 中에서


  싸늘한 죽음의 구멍을 헤쳐나와 애증(愛憎)의 꽃을 피우는 간절한 소망을 그린 김진수의 시에서 우리는 감성의 예리한 판단력의 작용이 어떻게 우리의 영혼을 자극할 수 있는 지 잘 알게 해줍니다.
  "나 죽어 싸늘해지면/입은옷 그냥 묻어주오"- 싸늘해진 자신의 시체에(새옷을 입히지 말라는 소망이 천국행 우표딱지처럼 붙어있음) 입은 옷을 그대로 묻어달라는 것은 죽어서도 역시 이 사랑의 감정을 벗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이 상태는 작자의 사랑이 안에서 옹이처럼 단단해져 아예 작자의 모든 정체성이 한 대상을 향한 사랑의 진액으로 응집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그 사랑이 한 여인을 향한 사랑이든 어떤 절대자를 향한 사랑이든 온통 사랑의 물관을 내려 그 여인만 흡수하고 있는 경우이겠지요. 그러면서 싸늘해진 자신의 사랑의 물관과 체관을 통해 여인의 물을 흡수하여 가지를 벌리고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작업을 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저의 장시에서 보면 처음부터 한 여인을 찾아 애증의 산골짜기를 오르는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저의 시도 역시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여인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동반한 도구로써 신적 영역의 침범으로 향합니다. 너무나 간절한 여인에 대한 소망처럼 신에 대한 동경이 온 삶을 지배할 경우입니다.

  "봉분일랑 만들지 말고/내 묻힌땅 구멍하나 내주소"- 구멍이란 것은 가끔 어떤 탈출구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자신의 진액이 여인의 핏줄과 심장을 통해 흐르며 여인과 동거하고 싶은, 붉은 희망의 혈액이 되어 사랑을 완성하고자 하는 가슴 아린 소망의 절실함을 드러내기 위해 통로를 만들어 놓은 경우입니다. 한 마디로 규정짓자면 여인의 냉혹함과 나의 그리움이 하나가 된다는 것이겠지요.

  자, 이제 완성의 마지막 무대를 우리는 보게 됩니다. "서러운 노을빛에 물들어 죽은/내 영혼의 꽃" - 서러운 노을빛에 물들어 죽기는 왜 죽는지 알 수는 없지만(나는 기필코 살아야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도록 마음 상한 완전히 마음이 상하여 썩을 대로 썩어 사랑의 거름이 되어 한 송이 소중한 사랑의 영혼의 꽃잎을 만드는 작업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相思花 !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 !)

  그래서 이 작자는 상사화란 제재로 상사를 만든 것이 아니고 하나의 못 이루었던 미완성의 사랑을 숙성시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물이 포도주로  변하게 한 사건처럼 시인은 창조의 작업을 수행한 것이지요.
그러면서 역시 그리운 임이 찾아오면 그때는 오히려 자신이 숨어버리는 영원한 사랑의 숨바꼭질의
수수께끼의 속성을 여지없이 드러내면서 그 사랑을 이젠 지배하기까지 하는
것은 이 시인의 능력이지요. 영혼의 깊이로 서성이는 시적 감각과
강물처럼 흐르는 눈물로써 좋은 작품 분재해 주신 시인님의 감성과
시적 작업에 경의를 표하며 이만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감상했으며 앞으로도 가슴 아픈 시의 꽃, 자주 자주 피워서
빈 여백의 창을 채워주소서.

*추신: 좋은 시에서는 어쩌면 음악이 그 시의 정서를 방해할 수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타고 흐르는 리듬이 우리의 원시적 시적 상상력의 통로를 막을 수도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음악에 의해 독자는 작자의 의도와 다른 상상력의 세계에서 여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암튼 시 속에 음악이 있어 더 좋은 저의 하루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相思花 ]



나 죽어 싸늘해지면

입은옷 그냥 묻어주오


봉분일랑 만들지 말고

내 묻힌땅 구멍하나 내주소


비오면 비들치고

눈오면 눈물흘러

썩은 내 육신 거름된 가슴에

꽃 하나 피우리다.



봄 ....

여름 ....

가을.......

겨울의 눈보라속에서도

억척스레 몽글진채...

내 기다리는 님찾아오는날

하루를 피었다가



석양 붉게 물드는 저녁

눈물로 지는꽃....

相思花라 불러주오

서러운 노을빛에 물들어 죽은

내 영혼의 꽃이라 불러주오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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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진수님의 댓글

김진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죄송합니다..너무나 뜻밖의 글을 써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고..선생님의 글조차도 있는줄 몰랐습니다..지금에 보고..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시를 쓴다는것...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듯...시를쓰면서 나열되는 내 자신의 감정이 그대로 베어있었나봅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죠...그래서..시를 쓰고..그 시를 읽으며 동화되어지나 봅니다.
좋은 감상평 진심으로 고맙습니다...앞으로 제게 많은 힘이 될듯하군요,,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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