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때

라일락꽃 필 때

웅비 김 효 태

환한 봄빛처럼 홍안의 여고생들

웃음꽃 피우며 가던 길 멈춘다

시린 코끝 충혈 된 눈빛으로

유혹하는 향수 때문에 희미해진 눈망울

단발머리 휘날리듯

하현달 꼬리를 무는

심연의 노래 소리 듣는가?

꿈의 여신, 가슴 움켜잡는 설레는 임

보랏빛 향기만 탐내는

벌 나비 향연 속에

바람으로 흩어진 영혼으로 피어나니

풋사랑 짝사랑 첫사랑 눈먼 사랑

그대가 머문 자리에

이별 앞에 손사레만 젖노라

가슴 밑에 깔려있는 기억의 레일위로

누군가를 업고 오려고

귓불이 자꾸 붉어 오는데

내안에 읽지 못한 그리운 꽃송이

아름다운 학춤을 추는 사랑노래

향기 가득 담고 은하수 뿌리는 황홀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