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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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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건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639회 작성일 2014-10-15 07:38

본문

냄비



  

긁힌 흔적으로 나이를 먹는다.

몹시 덥힌 몸통 속의 열기

탈출이 곧 삶인 그 열기가

비좁은 벽에 갇혀 화가 나 있다

면발과 열이 대치중이다

물보라처럼 솟구치는 뜨거움

흰 깃 수면을 박차고 난다

거품 터지며 밀어 올리는 힘

사방으로 튀고 식욕이 튄다

저 국물 끓어 내 입맛 돋우고

저 면발 익어 내 허기 채울 텐데

열이 열로 치받고

입맛이 허기를 치받는다

냄비 안에 튀는 한 끼니의 하루

나무젓가락에 힘을 실어

면발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면

냄비는 욕설을 퍼내듯이

배배꼬인 속살을 뱉어낸다

면발 사이 저 허기, 별처럼

우주로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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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란 냄비의 추억 ...  찌그러진 만큼 삶의 애환을 지켜 보았으리라
장작불과 연탄불 .. 그 위에서 끓는 맛의 향기는 추운날의 향수가 되어
가슴에 별로 남아 있어 빛을 발하고 있지요...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긁힌 흔적 남긴  빈냄비의 역사속에
무한한 애닳픈 삶 담겨
허기진 이들의 지친 뱃골 가득
채워 줌으로써 위로 해 주는
냄비의 펄펄 끓는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고맙습니다
(냄비) 좋은 작품 앞에 머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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