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수그린 얼굴로 제 몸 바라보면, 풀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219회 작성일 2005-11-02 06:44

본문

basistitle02.gif

수그린 얼굴로 제 몸 바라보면, 풀은


시/강연옥


1


한참을 잤다고 생각했다. 일어나 보니 새벽 두시 반
바람은 수평으로 누운 것들은 건들지 못하고 잠들지 못한 수직으로 선
내 의식의 한끝을 툭 친 것일까?
무슨 사연 담아 스며들었는지 싸늘한 네 감촉 시려워서 돌려보낼 수가
없구나
쑥차 한 잔 끓여 놓고 유리잔에 김이 서렸다 사라졌다 반복되는 너의
절규 한모금씩 마신다



2


그래, 바람이 있는 한
풀은 잠들었다가도 벌떡 일어선다

태양을 뒤에 업었다고 당당하게 들판을 휘젓던 망각의 그림자들
꽃잎 지우고
연못 내려앉은 하늘 지우고
키 큰 소나무의 숨통마저 누른 후 쓰러뜨리는 소리
그 소리에 놀라 동백 꽃 봉오리
심장에 붉게 떨어진다 해도 바람이 있는 한

풀은 죽었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시퍼렇게 몸뚱이 날 세우고
달려드는 그림자 베고 또 벤다
조각조각 부서지는 마른 울음소리
한 줌 한 줌 발 밑에 묻고나서 흙먼지 툭툭 털고 나면

그 뿐



3


그런데도, 풀은 늘 아팠다

밤 짙어지는 퍼런 풀빛
이슬로 지우고 나면 바람도 잠들고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기억하지 못하며
누렇게 풀날 무디어 가는 세월 앞에
제 몸 뚝 꺾이어야만 알게 되리라
그 아픔을

수그린 얼굴로 제 몸 바라보면
풀은
베고 또 벤 것이 제 그림자였음을.....




추천1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완성도가 보입니다. 1연 2연 3연으로 나누신 건, 시를 읽는 이로 하여금 희곡의 대본에 막과 장을 나누는 1부 2부 3부와 같습니다.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만나뵙게되어 반가웠습니다
"그런데도, 풀은 늘 아팠다 "저 마음도 늘 아프네요
깊이있는 글 읽고 또 읽어봅니다 늘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시인님, 좋은 작품 쓰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간에 이런 작품을 쓰셨는지, 대단하군요. ^^

  '꽃잎 지우고
  연못 내려앉은 하늘 지우고
  키 큰 소나무의 숨통마저 누른 후 쓰러뜨리는 소리
  그 소리에 놀라 동백 꽃 봉오리
  심장에 붉게 떨어진다 해도 바람이 있는 한
  풀은 죽었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강시인님, 마침 창 밖 소나무 가지에
직박구리 한마리가 앉아
지나가는 바람에 날개를 퍼덕이는군요.

저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직박구리는
바람처럼, 구름처럼 끝없이 밀려오는 삶의 고통과 번뇌를
어떻게 털어내며 살아갈까요?

저 새도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사이좋게 협력하며 살아가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기도 하겠지요.
어떡합니까?
그 게 바로 삶인걸요.

하지만 이러한 바람과 구름이 없으면,
이 또한 삶이 너무 밋밋하고 굴곡이 없어
삶의 진실을 체험하지 못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되겠지요.

풀도 바람도 그림자도 모두 껴안고 살아야지요.
어차피 삶이란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살아가는 체험이니까요.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니까요.

강시인님 작품을 몇번이고 음미하며 읽다보니
열린 창으로 지나가는 가을바람 한 줌이 꼽사리끼는군요.
같이 보자구요.
 
좋은 작품입니다.
저 소나무 가지에 걸린 바다처럼... ^^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시보다 더 시같은 김시인님의 댓글에 감탄을 하고 있습니다.
영락없는 시인이십니다.
일과 시를 늘 함께 하시는 일상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
손발행인님 피로는 좀 풀었는지... 쉴 새가 없지요.
지은숙 시인님이야 말로 정말 멋있는 분이시더라구요. 같이 잠을 자고 아침을 먹어서
더 정이 든 것 같아요. 그리고 김옥자 선생님 언니처럼 푸근한 모습과 손을 잡았을 때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여유있게 청도 소식도 듣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

윤해자님의 댓글

윤해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어라 꼬리를 붙여야 할 지.
마냥 숙연해지는 선생님의 글에 할 말을 잊었네요.
첼로 소리도 너무 좋아서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허순임님의 댓글

허순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강연옥 선생님^^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같이 노래방에서 있었다는게 행운입니다.

정말 미인이셨어요.따님도 참 이뿌구요.^^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런데도, 풀은 늘 아팠다

밤 짙어지는 퍼런 풀빛
이슬로 지우고 나면 바람도 잠들고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기억하지 못하며
누렇게 풀날 무디어 가는 세월 앞에
제 몸 뚝 꺾이어야만 알게 되리라
그 아픔을

수그린 얼굴로 제 몸 바라보면
풀은
베고 또 벤 것이 제 그림자였음을.....

베고 또 벤 것이 제 그림자인지
깨닫지 못했을 때가
더욱 행복했는지도 모르지요.
무릇 생명이 있는 것들은
그렇게 다 상처속에 여물고 성숙하는가 봅니다.
귀한 글앞에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강연옥 시인님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23건 486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023
떠나는 낙엽 댓글+ 5
정영순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979 2005-11-04 4
2022
너무 좋습니다. 댓글+ 8
황영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3 2005-11-03 6
2021 황영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7 2005-11-03 18
2020 차연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2005-11-03 3
2019
落葉 댓글+ 6
전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7 2005-11-03 0
2018
풍란 댓글+ 6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2005-11-03 1
2017 황용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3 2005-11-03 0
2016
11월 강변 댓글+ 10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6 2005-11-03 0
2015 김기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1 2005-11-03 11
2014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2005-11-03 0
2013
告白 댓글+ 5
전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9 2005-11-03 3
2012
시/ 폭포 댓글+ 3
no_profile 신동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1 2005-11-03 0
2011
기다림 댓글+ 4
박태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30 2005-11-03 0
2010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1 2005-11-03 0
2009 허순임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247 2005-11-03 3
2008
안개 댓글+ 3
안재동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117 2005-11-03 7
2007 지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 2005-11-03 7
2006
배추김치 댓글+ 5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2005-11-03 5
2005 차연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5 2005-11-03 5
2004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6 2005-11-02 1
2003 차연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9 2005-11-02 2
2002 박인과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187 2005-11-02 9
2001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0 2005-11-02 0
2000 김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6 2005-11-02 0
1999 최상효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107 2005-11-02 0
1998
기 다 림 댓글+ 7
황 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2005-11-02 1
1997
어머니 생각 4 댓글+ 5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4 2005-11-02 7
1996
무궁화 꽃 상패 댓글+ 5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2 2005-11-02 0
1995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 2005-10-31 0
1994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4 2005-11-02 15
1993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9 2005-11-02 24
1992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1 2005-11-02 7
1991
한반도 댓글+ 8
윤해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3 2005-11-02 0
1990
옥매화 댓글+ 5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2005-11-02 0
1989
몹쓸 꿈 댓글+ 6
김영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8 2005-11-02 2
1988 박민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9 2005-11-02 3
1987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4 2005-11-02 0
열람중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0 2005-11-02 1
1985 no_profile 윤복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7 2005-11-02 5
1984
문(門) 댓글+ 3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 2005-11-02 1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