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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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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현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730회 작성일 2018-04-11 07:51

본문

   

 유년의 기억

 

 

                   조 현 동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대여섯 살 어린 시절

아버지는 대궐 같은 큰집을 나와

아래채 단칸 초가집으로 분가를 했다

 

병아리 잔치마당 가득

샛노란 과꽃 필적에

올망졸망 모여 든 아이들 노래 소리 정겹고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로 빗물 흘러든 자리

작은 연못 하나 있었지

 

앵두나무에 앵두 발갛게 익어간

봄볕 따스하던 날

질목마을에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온 날

마을 곳곳마다 전신주 심는 소리 우렁차고

집집마다 처마 끝에는

은백색 꺽쇠가 빛났건만 우리 집은

 

그날이 가장 슬펐던 날

하루 왼종일 서럽게 울었던 날

호롱불 아래서 건듯 공부를 하며

머리카락만 고실러 댄 밤

 

지천명도 훌쩍 넘긴 지금

전기 없이 살았던 단칸 초가집이 그립고

호롱불 어두컴컴한 숱한 밤들이 그립고

과꽃 탱자나무 앵두나무 작은 연못들이 그립다

콧잔등 시큰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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