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詩香     박우영

붉게 물든 아름다운 석양이 산을 넘고

땅거미 어둑하게 몰려오는 호젓한 길

발걸음 재촉하는 군상들 어깨너머

흔들리며 졸고 있는 가스등 앞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아주머니 손놀림

노릇노릇 갈색 붕어 바쁘게 낚는다

어스름 불빛에서 멀리서도 알아보고

목례와 눈웃음 반갑게 맞아준다

날씨도 싸늘한데 오늘은 대풍이요

말하는 나에게 대답하는 아주머니

오늘은 재고 없어 뜨거운 걸 드릴게요

통통한 누런 붕어 머리부터 한입 하고

후후 불며 몸통을 마지막엔 꼬리까지

세 마리 먹고 나니 입맛이 너무 당겨

추가로 세 마리를 더 먹고 나오려니

구미가 최고조라 더 달라고 요동친다

또 세 마리를 게눈 감추듯 하고 나니

아주머니 서비스로 한 마리 주시니

열 마리 먹고 나니 입맛이 더욱 켕겨

추가로 세 마리를 또 추가로 세 마리

또또 추가 세 마리에 서비스 한 마리

붕어빵 스무 마리 뱃속이 풍만하고

마음까지 흐뭇하여 가스등 돌아서며

아주머니 손 흔들어 두 손들고 인사하고

포장마차 쐬주 한 잔 기분 좋게 하려는데

아주머니 미소 짓고 쥐어주는 붕어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