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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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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 댓글 0건 조회 975회 작성일 2020-01-10 14:29

본문

그리움 끝에

김경희

추억의 책장 저 끝에서
아련히 떠오르는
친구 하나

초등학교 단짝친구였던
명희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노래도 곧잘 불렀지
나와는 라이벌이었지만
우리는 언제나 붙어다녔지

음악을 좋아했던 우리는
여고시절엔 세고비아
기타를 사서 듀엣을
하곤 했지

컴컴한 골방에서
뒷동산 소나무 밑에서
학교 교정에서
수도 없이 노래를 불렀지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슬픈 사랑의 영화
스잔나의 '원 서머 나잇'
둘이서 어찌나 불러댔는지
동생들도 따라 부를 정도였지

대학 졸업하고 교사가 된
친구는 의대생을 만나
오랜 연애끝에 결혼을 했고
그 후론 소식이 끊겼지

내 유년시절
그리움의 끝에는
항상 그 애가 있었고
같이 불렀던 노래속에서
살아서 꿈틀거렸지

육십 중반에 들다보니
좋은 추억 나쁜 추억
모든 게 흘러가는
세월에 묻혀
가끔씩 들춰보는
추억의 책장에 꽂혀버렸다

너와의 예쁜 추억이
한 여름밤의 꿈이
아니되도록
수소문해서 꼭 만나야겠다

오늘은 유난히
머리 속에서 별들이
총총인다
너와 같이 보았던
여름 밤하늘의 숱한 별들로
추억의 수를 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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