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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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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621회 작성일 2020-02-09 12:21

본문


[ 겨울나무 2 ]

 

순진한 백성으로

가진 것 모두 납세 하듯

털고 벌거숭이가 되어

원점에 섰구나

 

한 잎이라도 몰래 입고 버텼으면

덜 추웠을 텐데

 

달콤한 마시멜로를 기다리듯

뽐내던 옷 모두 벗고

 

나신 되어 추위를 버티는

말을 잃은 겨울나무야

 

볼품없는 너의 앙상한 뼈대가

너의 본 모습인 것을

 

창피해 하지 말아라

 

푸른 밤 너의 인내는 달빛을 불렀고

숨죽인 너의 고뇌는 눈을 내렸다

너의 인내가 인내로 버틸 때 쯤

위대한 태양은 너를 세상의 지붕으로 만들어

 

 

산소를 내뿜는 공장의 굴뚝을 세우고

휴식을 주는 그늘 텐트를 치겠지

 

네가 떠는 동안

인간들도 정말 나심으로 참회하고

 

지독히 눈을 꼭 감고

움틀 새봄을 기다리듯

 

불 쪼인 뜨거운 가슴만큼

사랑을 키우는 고뇌를 펼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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