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잎이 지는 시간 ]

                                                         마음을 전하는

                                         심전 권형원

기다림이 피어나니

즐거움이 가득 찼다

바라보다 시들어가니

내 맘 되어 애달프다

곁에 있던 봄날이

진한 아카시아 향기에 묻혀

눈물처럼 흘러 간다

하기야 날마다 세상을 열던

숱한 영웅호걸도 절세미인도

차마 어찌 못하고 두고 간 세상

지략 좋다고 남을 위인 누구이며

힘 좋다고 버틸 장수 어디 있으리오

아름답다고 아니 질 꽃 어디 있으며

사랑한다고 아니 갈 임 어디 있겠노

고요한 이 밤도

화려한 이 밤도

사랑하는 임들은 떠나가고 있다

해 솟는 아침이나

화창한 오후에나

저녁놀 붉은 석양에도

많은 임들이 이별하는 시간이다

보러 올라오는 차

보고 내려가는 차

피어나는 꽃

시들어 가는 꽃

울음으로 태어나

느끼다가 눈을 감는 인생이라

거룩해 지자

꽃잎처럼 이 시간도 수많은 사랑하는 임들이

아쉬운 이별을 하고 있다

모두 바라보고

애달프다 생각만 하면서

바라보자 이 봄날을

애달프다 바라보고 만져보고 느끼자

아름다운 나의 꽃잎이 떨어지는 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