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사랑 노래 1

너를 사랑하는 것은

노오란 간판이 아주 잘 어울리는 찻집에서

통유리 너머 오가는 사람을 바라보며

해 지도록 하염없이 앉아 있는 것

빈자리가 익숙할 즈음 저만치서 올 것 같은

너를 떠올리며 오동잎 구르는 소리에도

가슴 뛰며 손가락을 꼽아 보는 것

허물없는 소꿉동무보다

모르는 게 부끄럽지 않고

많은 사연을 꿈꾸게 하는 것

하지만 너를 사랑하는 것은

하늘마저 품을 것 같던 너그러움도

때로는

한 올 머리칼보다 옹졸해지는 것

너만 그리워하는 것

그러면서

몰래 두 손안에

눈물 따위는 감추는 것

불안한 사랑이 흔들리지 않게

그런데 사랑아

어른이 되어도 너는 눈물 많은 사람이면 좋겠다

마음 가난한 텅 빈 그 사람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