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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언덕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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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소진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559회 작성일 2021-05-03 11:48

본문

바람이 불어오는 것은 바람이 너무 차가워서 잠시

더운 가슴을 식히고자 함이다, 

그 바람을 맞으며

오래도록 발을 구르던 한 아이를 생각하며

오래도록 나는 잠들지 못하는 밤들의

앳된 그리움을 생각했다, 

꽃이 저물고

그 꽃들이 다시 잠들고

어디로 흩어지는 여명의 그림자인가, 

하고 새벽녘에 깨어서

그 생명의 환희를 바라볼 때, 

웃지 못할, 

울지 못할, 

생명과 생명력의 잔혹함이란, 

오래도록 서글피 흘러보낸

오래된 상념의 그림자들이

서로를 비켜가도록 어머니께서 기도하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러한 어떤 설움이

물밀듯이 밀려와 가슴 한켠에

오래도록 회오리 칠때, 

섣부른 슬픔의 서글픈 어떤

운명의 장난이 나를 후려치고 지나갈 테지만

나는 스스로에게 오래도록 어떤 생의 

지독한 회의마저도 고독하기로 한다

그 고독의 지독한 애증마저도 모두 

지우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몸을 대며 울어댈 때

나 또한 울먹일 시선들을 바라보며 혼자 눈물 흘리기로 한다

그 눈물의 오랜 의미라는 것을 헤아릴 때

신은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리며 떠났으리라, 

나는 마지막 죽음의 생조차도 마감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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