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특보

이 순 섭

人間 태풍이 몰려온다

경험이 뭉친 태풍 사라진 후

남아있는 장마전선

지진 피해 내몰고 위 · 아래로 흔들린다

밑 문 열리는 자극 따라 갑자기 터져 나온 뉴스특보

“밀가루와 콩가루 위(胃)에서 소화돼 배설하면 지독한 냄새가 납니다.”

늦은 저녁 매미가 운다

비가 안 올 모양이다

성직자가 성직자 아닌 모습으로 들어온다

많은 참새 뛰놀고 날아다니는 곳

못 참는 허물 벗은 사정(事情)에 비 온 멈춘 후

해 져 잠자리 처음 낮게 날고 있다

정규 뉴스가 장마 끝을 전한다

매미 허물과 한 쪽 날개가 잠든 광장 아닌 마당

장마 끝나도 줄기차게 내리는 비

내일 여는 오늘의 비이다

햇빛이 붉은 벽돌 마당을 점령하기 시작한다

마당 벽돌 사이 보기 흉하게 자라난 잡풀

쇠막대기로 긁어모아 땀 흘리며 버린 후

텔레비전을 켰다

뉴스 특보

“日, 백색 국가서 韓 제외”

빗물 흐름 막은 하수구에 쌓인 찌꺼기 쓸 때

긴 플라스틱 나무 빗자루 윗니 부러지듯 툭 부러졌다

머리 닮은 얼굴부터 흘러내리는 땀방울

붉은 벽돌에 떨어져 이내 말라버리는 여름의 태양

세상이 시끄럽다

누군가 열어주는 철문으로 들어오는

차 불빛에 고양이가 도망친다

뉴스 특보입니다

“철회와 취소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취소하기 싫으면 철회하세요

북에서는 새벽마다 나비가 날아가고

바다 건너 남에서는 뜻 모를 하품하고 있다

늦은 밤 아주 오랜만에 불 켜진 곳으로 계단 오르니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늦게까지 대화하고 있다